한국영상자료원, 8·15광복절 기념 해방정국 담은 뉴스영화 8편 공개

정유진 기자 2021. 8. 12. 11:5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주진숙, 이하 '영상자료원')은 12일 다가오는 8·15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12일부터 온라인 기획전을 통해 1946년 해방정국을 담은 뉴스영화 8편을 VOD 형태로 처음 공개한다고 밝혔다.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를 통해 개최하는 VOD 기획전 '1946년을 담다: 뉴스필름으로 보는 해방 2년 차의 기록'은 미 공보부가 제작한 뉴스영화 '시보' 4편과 조선영화인들이 제작한 뉴스영화 '해방 뉴-쓰' 4편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이번 뉴스필름 8편의 온라인 공개는 해방 이후 기쁨과 혼란이 공존했던 당시의 모습을 확인하며 광복절의 의미와 역사를 되뇌어 보는 데 의미가 있다.

◇ 1946년을 담다 : 뉴스필름으로 보는 해방 2년 차의 기록

이번 기획전은 8·15 광복 76주년을 맞아 그간 제한적으로 공개된 바 있는 해방기 뉴스영화 8편을 VOD로 처음 공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먼저 미군정 공보부 제작 '시보' 시리즈 네 편은 지난해 열린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 '혼돈의 시간, 엇갈린 행로 : 해방 공간의 영화인들'을 통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으로부터 고려대 한국사연구소와 함께 수집한 이후 전시물로서 최초 공개된 바 있다. '해방 뉴-쓰' 시리즈 또한 2005년 고베 플래닛 영상자료관으로부터 수집한 직후 공개된 바 있었지만, 국민 누구나 시공간의 제약 없이 시청할 수 있도록 온라인 VOD 형태로 공개하는 것은 이번 기획전이 처음이다. 해방 이후 새로운 국가를 향한 기대감과 흥분, 그리고 혼란과 갈등을 담고 있는 귀중한 뉴스영화들이 이번 기획전을 통해 더 많은 대중들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해당 뉴스영화들은 미군정 3년 중 가장 중요한 역사적 변혁기였던 1946년을 포착하고 있어 해방정국의 혼란스러운 사회상을 가늠해 보는 데 흥미로운 단서를 제공한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 뉴스1

◇ 제1차 미소공동위원회 장면과 이승만, 김구 등 주요 정치 인사들의 모습을 생생히 기록하다, 미 공보부 제작 뉴스영화 '시보' 4편

'시보'는 해방 직후 영화 제작과 수입, 배급을 총괄했던 미군정 공보부(Department of Public Information, DPI)가 제작한 뉴스영화 시리즈로, 1946년 1월부터 1947년 말까지 총27호로 제작되었다. 관 주도 뉴스영화는 본 '시보'에서 시작하여 이후 '조선전진보' '대한전진보' '대한뉴스'로 그 계보가 이어진다. 이 중 이번에 선보이는 네 편의 '시보'는 해방기 한국사회를 좌지우지했던 주요 정치 인사들과 주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관전 포인트이다. 미 육군장관 로버트 P. 패터슨 방한(1946.1.14.), 미소 1차 정식회담(1946.1.16.), 비상국민회의 설립(1946.2.1.), 남조선대한국민대표 민주의원 성립식(1946.2.14.), 제1차 미소공동위원회(1946.3.20.), 남조선과도입법의원 개원식(1946.12.12.) 등 굵직한 사건과 함께, 미군정의 주요 인사였던 총 사령관 존 리드 하지(John Rheed Hodge) 중장과 제1차 미소공동위원회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아치볼드 빈센트 아널드(Archibald V. Arnold) 초대 군정장관, 아처L. 러치(Archer L. Lerch) 제2대 군정장관, 미소공동위원회 소련 측 수석대표 테렌티 포미치 시티코프(T. E. Shtikov) 중장 등의 생생한 모습도 등장한다.

◇ 8·15 1주년 기념식 등 1946년 해방 정국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다, 조선영화인들이 제작한 해방 뉴-쓰' 네 편

'해방 뉴-쓰'는 해방 다음 날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와 해방의 감격을 필름에 담았던 조선영화사(이하 ‘조영’) 소속 영화인들로부터 시작됐다. 영화인들은 조선영화건설본부를 창립(1945.9.24.)해 영화 활동을 이어나가면서, 미군정 귀속 재산이 된 조영의 기자재를 활용한 뉴스 제작을 미군정으로부터 허락받아 전국 각지에 가득했던 해방의 기운을 그대로 필름에 담았다. 이 '해방 뉴-쓰'는 일본과 미국, 북한에서도 상영되었으며 이번에 소개되는 네 편은 재일본조선인연맹의 산하에 있었던 민중영화주식회사를 통해 일본에 소개된 버전으로 추정된다. '해방 뉴-쓰'에는 8·15 1주년 기념식, 한글 반포 500주년 기념행사(1946.10.7.~9.), 김규식 박사의 좌우합작 회담 결과 발표(1946.10.7.) 등의 굵직한 역사적 기록이 포함돼 있다. 그뿐만 아니라 전국 특산품 전람회, 공예품과 농작법 전시회, 서울소방서 분열식, 내외신 기자원유회, 국방경비대 소속 사관학교 졸업식, 도시 대항 야구대회 및 조미 대항 야구대회 등 일반 국민 참여 중심의 풍성한 문화 체육 관계 이벤트도 보여주고 있다.

◇ 친일파 김계조 재판, 남북 우편물 교환 등 해방정국의 다양한 풍경

이 외에도 '시보'와 '해방 뉴-쓰'에서는 당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친일파 사업가 김계조의 서울지방법원 재판 풍경, 개성역에서 펼쳐진 남북 우편물 교환, 수해 및 화재 방지 캠페인, 군대의 제식훈련과 사열 모습, 정부 공식 행사에 참여하는 정부 요인들에 대한 의전 등 다양한 풍경들을 볼 수 있다. 당시 미군정이 청사로 사용한 조선총독부 건물, 미소 공동위원회 같은 큰 회의가 있을 때 주요 회의 공간으로 활용했던 덕수궁의 석조전 등 주요 공간과 경복궁 경회루, 동화백화점, 서울지방법원, 서울운동장, 광화문 등 당시 서울의 주요 장소들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의 옷차림, 태도, 착용 액세서리 등을 통해 당시 생활상의 일부 또한 엿볼 수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측은 "이번 기획전은 1946년이라는 중요한 변혁의 국면이 담긴 실증자료에 대해 누구나 손쉽게 접근 가능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며 "이로써 한국 역사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이고 관련 연구에도 보탬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ujene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