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4' 작가 "혹평 겸허히 수용, 시즌5 이하나 청력 비밀 밝혀질 것"[EN:인터뷰②]

황혜진 2021. 8. 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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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tvN 금토드라마 '보이스4: 심판의 시간' 마진원 작가가 시즌4 제작 과정, 시즌5 제작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7월 31일 막을 내린 '보이스4'는 2017년부터 이어져 온 '보이스' 시리즈의 4번째 시즌. 가족 범죄를 주제로 한 시즌4는 흥미로운 설정과 극적인 연출, 배우들의 열연을 토대로 3.155%(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로 출발해 4.372%까지 상승했다. 2년 전 방영됐던 시즌3 최종 회 시청률 5.517%에는 못 미치는 수치이지만 마지막 회로 자체 최고 기록을 세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만큼 끝까지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며 더 많은 시청자들의 구미를 만족시켰다고 볼 수 있다.

시청률이 증명하듯 가장 흥미로웠던 회차는 단연 14회였다. 다소 지지부진했던 극 전개의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버리는 사이다 결말은 물론이고 시즌5 제작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시즌4 각종 설정들, 그에 얽힌 비밀들이 순식간에 쏟아져 나오며 감탄을 불러일으킨 것. '보이스' 측은 8월 2일 뉴스엔에 시즌5 제작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밝혔지만 동방민을 뛰어넘는 거대한 흑막이 여전히 존재하며, 그 흑막이 강권주 청력 비밀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암시하며 시즌5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하 뉴스엔이 '보이스4' 종영 기념 마진원 작가와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

Q 지난 7주간의 방송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과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 시즌4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권주의 과거와 청력에 대한 비밀을 연결시켜 세계관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주며 마무리된 점, 데릭 조 캐릭터가 서서히 시청자분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진정성 있게 골든타임팀에 합류한 것이다. 시즌1의 심대식 형사와 천상필 요원, 방제수의 깜짝 출연 등을 시청자분들이 환대해주셔서 많이 뿌듯함과 동시에 감동받았고 이게 시즌제의 힘이구나 느꼈다. 

또한 신용휘, 윤라영 감독님 이하 제작진께서 구현해주신 비모도와 소낭촌 등 아름다운 영상미도 만족스러웠다. 모심숲과 바닷속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속 풍경들은 드라마에서 쉽게 보지 못한 (작가 입장에서는 참으로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영상들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서 고생한 스태프들과 열연을 펼친 배우분들에게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인상 깊은 빌런 연기 역시 만족스러웠다. 매 시즌 '보이스 하면 빌런'이란 말이 생길 정도로 관심이 몰리는데 이하나 배우와 이규형 배우의 다채로운 연기는 '보이스 빌런'이란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해준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반면 아쉬운 점은 첫째로 '살리는 귀 vs 죽이는 귀'라는 콘셉트에 대한 시청자분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드리지 못했던 것이다. 범인이 다중인격이라는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한 노력(인격 중 하나인 센터장 인격을 부각한)이었으나 시청자 분들에게 드라마가 좀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오해를 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두 번째로 에피소드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가해자가 된 피해자라는 설정을 불편하게 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던 것으로 안다. 대본을 조금 더 설득력 있게 쓰지 못한 작가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원래 1, 2부가 미국에서 촬영하기로 해 대본 탈고까지 끝낸 상태였는데 코로나 19로 미국 촬영이 무산되자 미국 형사가 한국에 와 공조하는 설정으로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점이다. 남자 주인공 캐릭터 관련해 중요한 설정이었기에 개인적으로 무척 아쉬웠다.

Q 어떤 작품이든 시청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기 마련이고, 시리즈물의 경우 항상 지난 시즌들과 비교되기 마련인 것 같다. 이번 시즌의 경우 다소 지지부진한 전개가 답답했다는 시청자의 의견이 있기도 했는데, 이 같은 아쉬움 섞인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 사실 이번 시즌은 시청률과의 싸움이 아니라 전 시즌과의 싸움 같단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시즌마다 (한 4부 때까진) 전 시즌이 더 낫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이번은 더 심했던 것 같다.(웃음) 

이번 시즌4는 (어쩔 수 없는) 채널의 이동도 있었기에 기존의 시즌과 다르게 가보자는 게 제작진의 공통된 의견이었고 주제인 가족범죄의 수위를 어떻게 할지 참 고민이 많았다. 가족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데 잔혹하다면 의미가 퇴색될 것이고 그렇다고 '보이스'가 유지해온 톤 앤 매너를 버릴 수도 없으니 말이다. 또한 전개상 너무 주제와 교훈적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작가로서 매몰된 부분도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후회하기도 했다. 

또한 대서사를 다음 시즌과 연결시키는 작가 스타일이 종영 후 다음 시즌을 무한정 기다려야 하는 시청자들 입장에선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번 시즌은 경찰 내 배신자 설정을 넣지 않았는데 시즌4의 모든 캐릭터가 가족에게 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어서 가급적 외부적인 극악한 인물은 배제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이를 밋밋하게 보신 시청자분들도 꽤 있으신 것 같다.

또 공수지라는 희생자 캐릭터의 경우 골든타임팀이 범인을 쫓는 동안 부친 공검사를 중심으로 섬 전체가 대대적인 수색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시간,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사라져 결과적으로 골든타임팀이 희생자를 방치한 것 같은 전개가 된 것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이다. 사실 모든 회차의 실시간 댓글을 다 볼 수는 없지만 중요한 댓글들은 꼭 찾아본다. '보이스' 팬들의 글은 매워도 핵심을 찌르는 얘기들이 많기 때문에 작가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번 시즌의 비판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며 감사드린다.(지금까지의 시즌 중에서 가장 배운 게 많았던 시즌인 것 같다)

Q 시청률이 증명하듯 가장 흥미롭고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도 받았던 회차는 14회였다. F아동요양병원을 필두로 가드니스 리와 방제수 재등장, 파브르랩, 옥션 파브르 등에 얽힌 비밀이 드러나며 시즌5 제작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는데 다음 시즌을 기대해도 될까.

▲ 사실 시즌2-3처럼 시즌4-5도 큰 틀은 함께 기획했기에 시즌4 엔딩은 강권주라는 인물에 대한 서사가 시작될 것임을 암시하고 시즌5에 어떤 이야기가 벌어질 것인지 여러 복선을 깔아 두는 의도로 작업한 게 맞다. 

시즌5가 '보이스'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인 강권주 청력의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이자 시즌1-5까지 이어지는 세계관의 마무리지 않을까 싶다. 시즌5의 기본 골격이 될 F아동요양병원, 가드니스 리, 파브르랩, 방제수의 재등장과 관련된 스토리는 사실 어느 정도 구상돼 있지만 작가조차 새 시즌의 일정은 전혀 알 수 없다. 배우들의 스케줄, 제작여건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이는 작가 혼자 절대 결정할 수 없는 영역이고 만약 시즌5 제작이 확정된다면 이후 세부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한다. 

시즌1에 이어 2-3까지 남자 주인공들의 대서사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이 '보이스'의 동력 중 하나다. 이제 처음으로 강권주 센터장이 센터를 떠난다. 마지막으로 흔쾌히 출연을 결정해준 방제수 역의 권율 배우는 한밤중임에도 다른 지방 촬영을 마치고 달려와 폭염 속에서 흰 정장을 입고 새벽까지 촬영에 임해주었다. 권율 배우의 프로페셔널함과 변함없는 '보이스'에 대한 애정에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Q 작가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회차나 에피소드, 대사는 무엇인가.

▲ 모든 회차가 소중하지만 가장 공들인 회차는 강권주와 데릭 조에 의해 동방민이 체포되는 14회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시즌4의 중요한 마무리였던 만큼 여러 번 수정한 시퀀스였는데 폭염 속 봄옷(가죽자켓 등)을 입은 주연 배우분들과 동방민의 인격을 연기한 배우분들까지 대기해가면서 제작진 모두가 고군분투한 끝에 완성도 있게 마무리돼 무척 다행이었다. 

또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저승개가 사는 길’과 ‘유채꽃 밭 그 사나이’다. ‘저승개가 사는 길’은 숲 속에 사는 동물 망상증 남자와 들개들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이다 보니 스토리 짜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다. (이동식 화장실까지 동원하는 등 현장에서 엄청 고생했단 얘기도 감독님을 통해 전해 들었다) 

‘유채꽃 밭 그 사나이’는 호불호가 많이 갈린 에피소드로 알고 있지만 부자지간으로 등장한 전무송 배우님과 조재룡 배우의 완벽한 연기에 진심으로 감동받았다. 

또한 '보이스' 시즌4 안에서 거듭 언급한 대사가 있다. ‘가족이기 때문에 침묵해서는 안 된다’란 말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 모두 여유가 없는 상황이지만 이럴수록 가족과 이웃, 주변을 돌아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단 마음에 거듭 쓰게 됐다.

Q 끝으로 '보이스4'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준 시청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보이스' 시즌4를 처음 본 시청자분들이 ‘시즌1부터 다시 정주행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무척 놀라웠다. ‘시즌제의 힘이 이런 거구나’를 또다시 느낀 시즌이자 이로 인해 드라마가 더 긴 생명력을 갖게 된다고도 생각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피해자의 구조를 바라는 마음, 가해자를 향한 공분, 골든타임팀을 향한 응원은 단순히 드라마에만 한정된 것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냉소와 혐오로 삭막해지는 세상 속에서 ‘보이스’가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인간은 분노가 아닌 희망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드라마로 남길.. 누군가 “그 드라마 어때?”라고 물으면 “그 드라마 재미있어”라고 답할 수 있고 다음 시즌이 나온다고 했을 때 “나 보고 싶어”하는 드라마로 남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시즌4까지 오는 동안 시청자분들의 애정 어린 관심이 없었다면 '보이스' 시즌제가 만들어지지 못했단 것을 알기에 시청자들과의 소통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보이스'가 방영되는 동안 함께 공감하며 봐주신 부분들, 아쉬운 점에 대한 지적들을 앞으로 더욱 작업에 반영하고 싶다. 그동안 '보이스' 시즌4, 비모도에서 강권주와 데릭 조, 골든타임팀과 서커스맨, 소낭촌 그리고 가족범죄를 해결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봐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사진=tvN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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