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4' 작가 "이하나 목쉴 정도로 연기, 이규형 여장 위해 10kg 감량"[EN:인터뷰①]
[뉴스엔 황혜진 기자]
tvN 금토드라마 '보이스4: 심판의 시간' 마진원 작가가 종영을 기념해 집필과 촬영에 얽힌 다채로운 비화를 공개했다.
7월 31일 종영한 '보이스4'는 2017년부터 이어져 온 '보이스' 시리즈의 4번째 시즌. 이번 시즌에는 새로운 빌런 동방민(이규형 분)이 등장했고, 강권주를 필두로 한 골든타임팀과 새롭게 합류한 LAPD 갱전담 팀장 데릭조(송승헌 분)의 박진감 넘치는 공조 수사가 이어져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다.
배우들의 호연과 가족 범죄를 토대로 한 흥미로운 스토리의 향연에 힘 입어 3.155%(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로 출발했던 '보이스4'는 4.372%로 종영했다. 비록 2년 전 방영됐던 시즌3 최종 회 시청률 5.517%에는 못 미치는 수치였지만 시즌4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만큼 끝까지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며 더 많은 시청자들의 구미를 만족시켰다는 방증이다.
다음은 '보이스4' 종영 후 뉴스엔과 마진원 작가가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
Q 집필을 마친 소회가 궁금하다. 시즌1을 시작으로 시즌4까지 tvN 간판 시리즈를 책임지고 있기에 어깨가 무거웠을 것이라 예상되는데 스스로 만족스러운 결말을 맺은 것 같은지 자평 부탁드린다.
▲ 이 자리를 빌려 '보이스' 시즌4를 시청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시즌은 '어떻게 해야 좀 더 발전되고 의미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란 고민을 가장 많이 했던 시즌인 것 같다. 또 엔딩은 오랜 고심 끝에 강권주와 시즌4의 데릭 조, 동방민을 시즌 2-3의 인물인 방제수, 가드니스 리와 연결하기로 결정했다. 시즌5까지 보이스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한 결말이었고 내심 반응이 걱정스러웠는데 시청자분들도 호응해주신 것 같아 진심으로 안도하고 감사했다.
시즌제는 긴 시간을 두고 기획되기에 모든 제작진이 긴 호흡을 갖고 한마음으로 달렸을 때 의미 있는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시즌4는 코로나 19 팬데믹이란 어려운 상황임에도 끝까지 제작진 모두가 '배려하고 소통하며' 즐겁게 마무리했기에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다.
Q 시즌4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마지막 회에서 자막을 통해 전해진 '사회 축소판인 가족이 무너지면 사회도 무너진다는 점을 우리 모두 잊지 않았으면 한다'였던 것 같다. 이번 시즌을 통해 궁극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나.
▲ '보이스' 시즌4는 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 속 가족 내 학대와 폭력이 증가한다’는 범죄율 자료에서 주제를 잡았다. 사실 시즌3가 끝나고 가족범죄(가족 간 폭력, 아동학대 등)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면서도 쉬쉬하는 범죄라 작가로서 꼭 써야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특히나 최근 아동학대 사건들이 빈번히 일어나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고 우리가 가장 귀를 기울여야 할 존재는 바로 가족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또한 가족범죄는 예민한 문제이기에 ‘어떻게 해야 시청자분들에게 불편함 없이 전달할 수 있을까?’ 감독님과 함께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우리가 진정성을 갖고 만든다면 시청자분들도 알아주실 것"이란 믿음 하나로 대본 작업을 했고 감독님의 휴머니즘 가득한 연출과 배우분들의 열연 덕분에 잘 구현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14부 엔딩이 끝나고 제작진의 마음을 알아주시는 시청자분들이 많아 참으로 감사했다. '보이스'가 하고자 하는 얘기에 귀 기울여주시는 시청자분들 덕분에 '보이스'가 시즌제를 이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시즌 골든타임팀을 이끈 이하나, 손은서를 보면서 '역시는 역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터줏대감답게 시즌4에서도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준 것 같은데 두 배우의 연기 지켜보며 어땠는지.
▲ 이하나 배우와 손은서 배우가 ‘보이스’에 있다는 것만으로 안심이 된다. 강권주는 자타공인 ‘보이스’의 중심이며 손은서 역시 ‘보이스’의 여성 캐릭터 서사를 이끄는 한 축이기 때문이다. 또한 두 배우만큼 시즌 전체를 아우르는 캐릭터의 이해도가 높고 그만큼의 감정선이 쌓여있는 배우들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하나 배우는 전 시즌 내내 엄청난 양의 대사(특히 전문 용어가 많이 들어간)를 외워야 하는데 세트 촬영이 끝나면 목이 쉴 정도로 완벽하게 촬영을 끝마칠 뿐 아니라 카메라가 돌아가지 않을 때도 권주로서 촬영장을 아우른다. 그밖에 피해자를 대하는 진정성, 다른 인물들의 서사까지 품는 포용성, 강단 있는 연기와 진지함까지.. 이하나 배우의 장점은 끝이 없다.
손은서 배우는 이번 시즌엔 출동팀원으로 발령되는 설정이어서 촬영 전부터 여성 경찰(형사)를 만나 현장근무의 유의점에 대해 배웠고 첫 액션신을 앞두고 디테일한 합을 고민할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또한 쿨하고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보이스팀의 총무님 역할을 해주는 분위기 메이커다. 후문엔 출동팀 현장에 처음 합류한 멤버답지 않게 터줏대감처럼 야무지게 촬영했단 얘기가 들려서 '역시 우리 손은서 배우구나' 싶었다.
Q 송승헌, 강승윤의 경우 새로운 캐릭터를 맡아 합류한 만큼 부담감이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 주어진 캐릭터를 잘 소화한 것 같은지.
▲ 시즌제는 정말로 팀워크다. 기존의 팀과 새로운 팀들이 만나고 그 시너지가 화면 안과 밖에서 살아있어야 성공적인 작품이 된다고 본다. 화목하고 행복했던 '보이스' 시즌4는 그런 면에서 정말 성공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 신용휘 감독님과 새로운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송승헌 배우(데릭 조 형사)가 중심을 잡아 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시즌4의 차별화를 위해서 새로 들어온 데릭 조 형사의 캐릭터가 기존의 남자 주인공들과 결이 달라야 하는 것이 가장 우선 사항 중 하나였다. 과거 무진혁, 도강우 형사가 아픔을 지닌 거친 남성미를 강조했다면 데릭 조 형사는 미국으로 입양된 입양아 출신, 갱전담팀 팀장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춘 외유내강형 형사로 설정했고 처음 구상할 때부터 외모와 성격이 송승헌 배우와 아주 유사해서 송승헌 배우가 흔쾌히 출연해 준다고 할 때 진심으로 기뻤다.
사실 데릭 조 캐릭터는 무진혁, 도강우 캐릭터에 비해 정적이고 내면으로 삭이는 설정들이 많았는데 대본 한 줄, 한 줄 날카롭게 분석하며 작가와 대화를 나누고 집요하게 고민해 대본 이상의 데릭 조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해줬다.
또한 월드스타답지 않은 소탈함과 배려심, 유머감각도 뛰어나서 '보이스' 시즌4의 모든 제작진 하나하나를 챙기는 정말 큰 형님 같은 배우였다. (주변에서 왜 송승헌 배우를 칭찬하고 좋아하는지 너무나도 실감한 시즌이었다) 또한 데릭 조를 통해 시즌 4에서 궁극적으로 그리고자 한 것은 과거의 상처에 매몰되지 않고 극복해 나가려는 인간의 선한 의지다. 자신의 상처에 갇혀 살인마가 되어버린 동방민과는 달리 학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캐릭터로 점차 잔혹해져가는 범죄 상황 속에서 '선한 영향력'이 화면 너머로 느껴지길 바랐는데 송승헌 배우가 바로 그런 데릭 조의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해줬다고 생각한다.
시즌 초반 이전 주인공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분들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이는 시즌제 드라마 모든 제작진들의 고충이다) 힘든 티 내지 않고 오히려 작가와 감독에게 기운을 북돋아주면서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리더의 모습을 그려준 데릭 조 형사의 연기는 14부 동방민과의 대결씬과 위험에 처한 권주를 걱정해 다시금 돌아온 데릭 조 형사의 마지막 대사 “골든타임팀 응답하라”에서 완성됐으며 결국엔 일희일비하지 않고 큰 그림을 볼 줄 알며 정의와 화합을 추구하는 송승헌 배우의 성숙한 연기가 확실하게 통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촬영 초반에 송승헌 배우에게 데릭의 입양된 아픔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 벨기에로 입양된 분의 에세이를 선물했는데 캐릭터 구축에 도움이 됐다며 작가에게 도리어 힘을 북돋아주기도 했다.
한우주는 90년대생 4차원 사이버 요원으로 설정한 뒤 배우를 찾고 있을 때 강승윤 배우가 선뜻 하겠다고 해줘 무척 기뻤다. ‘아이돌이자 싱어송라이터에 연기까지 뛰어난 강승윤 배우라면 한우주에 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 '보이스' 지난 시즌을 정주행하는 열정까지 보여줬는데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몰입하는 모습마저 90년대생 한우주 그 자체였다. 범인 검거 과정에서 적재적소에 단서들을 제공하는 역할로 대사에 전문용어가 많아 어려웠을 텐데 재미 포인트를 살려가며 연기해줘서 참으로 고마웠다.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로서 지친 현장 스태프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단 이야기 또한 들었다. 실제로 봤을 땐 스펙트럼이 다양해 스릴러 등 다른 센 장르나 역할도 소화 가능할 것 같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였다. 연기뿐 아니라 최고의 가창력으로 ‘Your voice’란 OST 역시 참여해준 (일당백) 강승윤 배우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Q 이번 시즌 가장 두드러진 캐릭터는 역시 동방민이었다는 의견이 많다. 다중인격 살인마 캐릭터가 워낙 표현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인데 이규형을 캐스팅한 이유가 궁금하다.
▲ 동방민 캐릭터는 대한민국 드라마에 거의 나온 적이 없는 다중인격 캐릭터였다. 연기가 쉽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어떤 배우와 함께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감독님께서 방송과 영화뿐 아니라 연극, 뮤지컬 등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쳐준 이규형 배우를 캐스팅했고 이규형 배우도 흔쾌히 역할을 맡았단 말에 정말 기뻤다. 사실 다중인격 빌런을 집필하고 구현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작가로서 우려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대본에 대한 (디테일하고) 진지한 고민들을 명확하게 던지는 모습을 통해 이규형 배우라면 (대본 이상의) 최고의 연기를 펼칠 거란 확신이 들었고 각 인격별 전사와 작가의 의도를 전할 수 있는 시간 역시 갖게 되어 참 좋았다.
특히 인격들 간의 표정이나 목소리 등 디테일이 아주 중요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완벽히 준비했을 뿐 아니라 여성으로 변장 가능한 느낌을 주도록 체중을 10kg 가까이 감량하고 소품, 걸음걸이까지 세심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내공을 쌓고 1인 다역으로도 호평을 받은 이규형 배우는 이번 '보이스' 시즌4에서 각 인격들을 흡수한 듯 순식간에 다른 얼굴로 변하는 천재형 배우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준 것 같다. (빌런에게 너무 집중되는 느낌이 들까 봐 걱정되기까지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규형 배우가 마지막 13, 14부를 앞두고 손목 골절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박붕대를 한 채 송승헌 배우와 함께 투혼으로 마지막 대결 신을 성공적으로 완성시켜 주어 참으로 고마웠다. 사석에서는 골타팀과 유쾌하게 어울리는 이규형 배우에게 진심으로 고맙단 말을 하고 싶다.(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tvN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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