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 이용섭 CG 감독, 재미에 완벽을 더하다..리얼리티 완성한 CG의 비밀

박판석 2021. 8. 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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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판사' 제공

[OSEN=박판석 기자]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극본 문유석/ 연출 최정규/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스튜디오앤뉴)가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이란 배경 하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고 있다. 이런 디스토피아를 현실적으로 와닿게 하는 CG 효과의 비밀은 무엇인지 CG 연출을 맡은 웨스트월드 이용섭 슈퍼바이저와의 일문일답을 통해 그 핵심을 들어봤다. 

1. 드라마를 처음 접했을 때 어떤 인상을 받았나? 

국내 드라마에선 보기 힘든 시대 배경이라 신선했고 흥미로웠다. 대본에도 세계관 속 서울이 디테일하게 묘사돼 있다. 친숙하던 도시가 정치적·사회적 혼란이 일고 계층화되며 폭력적으로 변해간다는 상상이 머릿속에 잘 그려졌다. 세련되면서 과하고, 현실적이면서도 어색하고, 있을 법하지만 없기도 한 키워드들이 떠올랐다. 

2. 디스토피아 사회를 구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둔 포인트는?

먼 미래 설정이 아니기에 친숙한 공간에서 느껴지는 은근한 이질감이 비주얼 포인트였다. 살면서 한 번쯤 가봤거나 익숙한 장소에 모르는 건물이 들어서 다르게 이용되고, 더욱 발달하거나 혹은 더 낙후된 모습을 구현함으로써 시청자들이 ‘가까운 미래엔 이럴 수도 있겠구나’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극 중 대법원이 그 포인트와 맞닿아 있다. 드라마 속 대법원은 실제 대법원과 모습이 다른데 ‘미래 같은’, ‘세련된’, ‘독특한’ 그러면서도 우리 눈에 ‘친숙하지 않은’ 느낌의 새로운 외관 디자인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걸맞은 건물을 찾았고 서울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옮겨와 실제 장소에 심는 작업이 많이 이루어졌다. 대법원을 포함해 주변 환경을 3D로 구현하거나 건물만 3D로 작업해 심기도 했다. 

또 극 중 대통령인 허중세(백현진 분)의 연설이나 사회적 책임재단 영상들이 곳곳에 나오는 장면도 한 재단이 국가 제도에 깊이 관여하는 부조리함과 전체주의적인 성향을 띄는 디스토피아의 성질을 표현하려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에 설치된 전광판 소스를 많이 찍었고 합성 작업도 많았다.

3. 가장 공을 들인 장면이 있다면?

1회의 첫 오프닝과 대법원 앞에서 강요한(지성 분)이 어린이 버스를 향해 총을 겨눈 장면이다. 첫 오프닝은 작품의 세계관을 함축적이면서도 직관적으로 표현해야 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오며 드러나는 세련된 서울의 밤 풍경 속 대통령이 폭동으로 규정한 시위대 모습들과 사회적 책임재단에 모인 권력자들이 대비를 이루고 그 가운데 강요한까지 세 가지 요소를 특징적으로 어우러지게 표현하려 했다. 시위 장면에서는 3D로 구현한 광화문과 디지털 군중들을 더해 격렬함을 표현했고 각 상황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CG 기법을 적용한 장면 트랜지션이 많이 활용되었다. 

강요한이 대법원을 향해 달리는 어린이 버스에 총을 겨누는 장면은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과 공이 들어갔다. 강요한과 김가온(진영 분)의 성격이 본격적으로 표현되는 장면이기 때문에 모두가 신경 쓴 장면이었다. 대법원 실제 건물이 있는 로케이션은 촬영이 불가능한 공간이었고 서울의 대로변도 큰 서스펜스 장면을 촬영하기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어 지방의 넓은 빈 도로에서 촬영하고 대법원과 그 주변 환경을 합성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총을 쏜 강요한부터 총알에 뚫린 유리 안까지 줌아웃 되는 장면은 여러 소스들을 2D로 이어 붙이고, 매트 작업, 3D 대법원 환경까지 동원되었다. 여러 파트의 동시다발적인 작업이 필요한 복잡한 장면이었다. 4회 성당 화재 씬도 공을 많이 들였다. 기본적으로 특수효과팀에서 불을 만들어 주었고 그 위에 후반 CG로 불을 많이 추가하여 급박하고 긴장된 분위기를 형성했고 성당 외경이 무너지는 장면까지 추가하여 완성한 시퀀스다.

4. 시범재판을 보고 국민들이 투표를 할 수 있는 디케(DIKE) 앱을 구현하는 데 있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나 혹은 쉽게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앱의 전반적인 디자인과 복잡하지 않은 UI, 이 두 가지에 중점을 뒀다. 앱의 명칭은 정의의 여신인 ‘디케’의 이름을 활용하되 근미래라면 가능할 법한 사이버 펑크같은 색감과 무빙의 앱 디자인, 온 국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앱이기에 직관성 있는 UI가 잘 조화되어 보이도록 고민했다. 그래서 시청자들이 ‘저 세계라면 있을 법할 뿐 아니라 나도 사용할 것 같다’는 현실감과 능동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느낌을 자아내도록 많은 연구를 했다. 

5. 작품을 준비하면서 최정규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이 드라마의 톤과 분위기 콘셉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타이틀부터 텔럽까지 감독님이 좋아하는 색깔과 분위기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드라마에 맞는 톤을 잡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타이틀은 감독님이 먼저 제안해주신 부분이 많았고 이중 노출을 사용하여서 톤과 분위기를 잡으려고 했다. 

이처럼 ‘악마판사’는 현시대와 비슷한 풍경이지만 전혀 다른 사회상을 지닌 가상의 디스토피아 대한민국을 현실감있게 표현하기 위해 섬세한 연출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극의 리얼리티는 물론 공감대를 높이며 보는 이들을 극 속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악마판사’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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