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한밤중 지름 10m 땅꺼짐..횡단보도·가로등 파손
[경향신문]
대구 한 도로에서 한밤중에 도로와 인도 일부가 내려앉는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벌어졌다. 당시 오가는 차량이나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구시는 지난 11일 오후 10시40분쯤 동구 괴전동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안심비축기지 인근 왕복 2차로 도로에서 가로와 세로 각 10m, 깊이 약 7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땅꺼짐 현상으로 도로 위 횡단보도가 내려앉고 해당 자리에 있던 가로등이 파손됐지만, 평소 인적이 드문 곳이라 인명 피해는 없었다. 다만 싱크홀 발생 전후로 상수도관(지름 150㎜)의 이음부가 부서지면서 인근 숙천동과 괴전동 일대 280여 가구가 한때 단수 피해를 입었다. 대구시는 12일 오전 7시쯤 상수도를 복구한 데 이어, 이날 오전 10시쯤 도로 응급보수 작업을 마쳤다.
도로가 내려앉은 곳은 호우 시 물이 고이는 등 상습 침수지대로 확인됐다. 또 과거 대구 도시철도 안심역 주변 지하 구조물을 설치하고 흙으로 메운 곳이었다.
대구 도시철도 건설본부는 인근 하수도가 막히면서 상대적으로 저지대인 싱크홀 발생 지점에 물이 고였던 데다, 상수도관의 연결 부위가 어긋나면서 누수된 물까지 더해지면서 지반이 약해진 게 원인인 것으로 잠정 파악했다. 도로를 떠받치고 있던 흙이 아스팔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것이다.
건설본부 관계자는 “최근 집중호우로 지하수위가 높아졌고, 빗물이 하수도로 빠지지 못하는 등 여러 요인 때문에 땅꺼짐 현상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싱크홀의 발생 원인을 조사하고 시설물 보수 등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지반 보강 방안을 마련한 뒤 인근 도시철도 1호선 안심~하양 구간 터널 공사를 벌일 계획이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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