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돈 줘도 NO"..'모가디슈' 류승완 감독, OTT 아닌 극장 고수한 이유[SS인터뷰]

김선우 2021. 8. 1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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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류승완 감독이 4년만의 신작 ‘모가디슈’로 완벽한 귀환을 알렸다.

영화 ‘모가디슈’는 개봉 3주차에 접어들어서도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용기 낸 개봉에 화답하듯, 관객들 역시 N차 관람으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류 감독은 “그저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거리두기 4단계가 계속 연장되고 있고 지난주에는 도쿄 올림픽까지 있었다. 이 와중에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좋아해주시고 해서 한편으로는 기적같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인 거 같다. 요즘은 하루하루 모든 게 감사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흥행 소감을 밝혔다.

‘모가디슈’는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내전으로 인해 고립된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을 그린 작품이다.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그만큼 디테일한 취재가 동반됐어야 하는 작업이다. 이어서 류 감독은 “영화 만들때 취재를 엄청 한다. 이번에도 당시 상황 인터뷰, 외교관 분들이나 북한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 말씀 듣고 추천 받은 관련 서적들 읽어봤고, 많은 분들을 만났다”며 “다만 탈출할 때 책을 덮어서 방탄차로 만들었다거나 하는 부분은 상상이 가미된 장면이다. 하지만 오히려 실제 사건이 더 영화 같아서 관객들이 이걸 믿어줄까 했다. 어떻게 하면 설득력 있게 그려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으로 함께 호흡한 김윤석의 말에 의하면 류 감독은 ‘잘 때도 신발을 신고 잘 거 같은 사람’이다. 그만큼 하루 종일 작품 생각에 빠져있고, 현장에서 일을 하는데 집중한다는 뜻이다. 류 감독은 ‘모가디슈’의 힘에 대해 “열심히 만들어서 재밌게 봐주신거 같다. 아무래도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고 영화도 진짜 정성을 다해서 만들었다. 우리들의 태도나 마음들이 다행히 잘 찍혀서 전달이 된 거 아닐까. 이심전심인 듯 싶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신작을 선보이기 까지 4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상황까지 겹쳤다. 하지만 ‘모가디슈’는 극장 개봉이라는 큰 결심을 내렸고, 여름 텐트폴 영화들 중 가장 첫 타자로 나섰다. 류 감독은 “시간이 정말 금방 지나간다. 늘 떨리고 긴장된다”며 “팬데믹이 이렇게 오래갈지 몰랐다. 굉장히 많은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의 원칙은 ‘아무리 누가 비싼 돈을 준다고 해도 이 영화는 스트리밍으로 넘길 순 없다’였다. 이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내 스스로와 우리 모두의 생각이었다. 여름 개봉에 대한 고민이 많았지만 선택을 해야했다. 숫자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단 한사람이라도 온전히 즐겨줄 관객이 있다면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극장에서 개봉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에 구교환까지. 앞서 배우들 역시 인터뷰를 통해 “좋은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입을 모았다. 이어 류 감독은 “캐스팅은 놀라울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나도 신기할 일이다. 이 각본과 영화의 방향성에 대해서 모두들 동의해주신 듯 하다”며 “작업 과정은 배우들의 마음가짐이 달랐던 것 같다. 4개월간 외국에서 찍어야 하니까 우리를 믿고 의지하지 않으면 서로에게 피곤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똘똘 뭉쳤다. 내가 크게 신경쓸 부분이 별로 없었다. 지금도 가끔 모로코 현장이 그립다. 육체적으로 힘든 과정도 있었지만 힘들어도 좋았다”고 만족했다.

이처럼 ‘모가디슈’의 팀워크는 영화 속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류승완 감독도 긍정하며 “김윤석 선배님의 경우 경찰이 없어서 허탈해 하는 장면이 있다. 그 때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표정이 나왔다. 그날 내 생일이었는데 김윤석 배우의 그 표정을 보는 순간 마치 생일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다. 너무 신났다”며 “조인성이 외국 기자와 대화하는 장면도 영어에 대한 부담을 많이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식으로 해소 하면서 돌파하니까 그 쾌감이 좋았다. 허준호의 ‘한대사 갈곳이 없소’라는 대사를 들었을 땐 영화 찍을 맛이 났다.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럴 때 영화감독 하는 게 행복하다. 세상에서 이 모습들을 가장 먼저 보는거 아닌가”라고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류승완 감독은 “국내 배우들 뿐 아니라 외국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들까지 모두 열심히 촬영해 줬다. 좋은 기억이 많은 현장”이라며 “현재 다른 작품 촬영에 한창이다. ‘모가디슈’를 해보고 나니 이제 어디서든 할 수 있을거 같다. 좋은 작품으로 뵙고 싶다”고 덧붙였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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