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 투혼' 유도 강유정 "모자 선물만 9개..잊지 못할 것"

2020 도쿄올림픽에서 계체 통과를 위해 삭발했던 유도 국가대표 강유정(순천시청)은 대회가 끝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수많은 팬이 감동적인 응원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어떤 팬들은 가발 혹은 모자를 선물하겠다며 주소를 묻기도 했습니다.

강유정은 어제(11일) 언론 통화에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는데도 많은 분이 따뜻하게 격려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올림픽 출전 시간은 단 2분에 그쳤지만, 앞으로 선수 생활에 큰 동력을 얻은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2일이 생일이었는데, 모자 선물만 9개를 받았다"며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다는 것도 다시 한번 느꼈다"라고도 말했습니다.

강유정은 지난달 왼쪽 십자인대 부상을 안고 도쿄올림픽에 출전했습니다.

당시 강유정은 부상 여파로 인해 체중 조절 문제를 겪었습니다.

그는 도쿄올림픽 유도 여자 48㎏급 경기 전날인 7월 23일 개체를 통과하기 위해 강도 높은 체중 감량을 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그는 공식 계체를 5분 앞두고도 몸무게 150ｇ이 초과하자 문구용 가위로 머리카락을 모두 밀고 가까스로 계체를 통과했습니다.

강유정은 하얗게 민 머리로 대회에 출전하는 투혼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7월 24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유도 여자 48㎏급 32강에서 경기 시작 2분 만에 누르기 한판패를 기록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올림픽 출전 시간은 단 2분에 그쳤지만, 국민들은 투혼을 펼친 강유정을 따뜻하게 격려했습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라며 "도쿄올림픽을 경험 삼아 다음 올림픽에서는 좀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유정의 왼쪽 무릎은 여전히 아프지만 수술은 잠시 미뤘습니다.

강유정은 "오는 10월 전국체전이 있고, 11월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내년 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이 기다린다"라며 "일단 두 대회를 잘 마친 뒤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말까지는 잘 버티겠다"며 "좀 더 이를 악물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유도 국가대표 강유정 본인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