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김성균 "가장 힘들었던 작품, 훈장 같다"[SS인터뷰]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지금까지 했던 작품 가운데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지만, 그런 의미에서 ‘해냈다’는 훈장 같은 작품이다. 내가 이걸 버텨내다니, 저도 놀랐다.(웃음).”

김성균에게 ‘싱크홀’은 훈장 같은 작품이다. 영화 ‘싱크홀(김지훈 감독)’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다. ‘싱크홀’을 통해 재난 영화에 처음 도전한 김성균은 “평소에도 SF 블록버스터 영화를 좋아한다. 재난 환경 속에 제가 들어가서 연기한다는 거에 대한 기대감과 큰 만족감이 있었다. 또 고생하며 헤쳐나가는 역할을 못 해봤는데 이번에 한을 풀었다”고 했다.

김성균이 연기한 동원은 11년 만에 내 집 마련에 성공했지만 2주만에 집이 싱크홀로 추락하며 생존 사투를 벌이는 인물이다. 김성균은 ‘보통사람’이라는 네 글자로 동원이란 역할을 표현했다. 그는 “주변에 있는 아저씨, 소시민적인 모습을 생각했다”며 “웃겨야겠다, 돋보여야겠다는 욕심이 자연스럽게 생겼는데 감독님께서 계속 제 눈빛이 서늘하다고 무섭다고 하시더라(웃음). 유하고, 선하고 착한 시민의 모습을 원하셔서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극중 동원이 싱크홀에 빠지는 재난 상황 속에서도 두려움을 버릴 수 있었던 것은 아들을 살려야 한다는 부성애 때문이다. 실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성균은 “아들을 위해 살아남으려는 모습이 저와 많이 닮았다”고 공감했다. 이어 “아역 배우를 계속 안고, 업고 있었다. 같이 붙어 있다 보니 남의 아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며 “보통 남의 애한테는 화를 잘 안 내는데 혹시나 안전사고가 날까 봐 ‘아빠 똑바로 껴안아’라고 화를 냈다. 정말 내 아들처럼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서울에 내 집 한 채 마련하려고 열심히 살아온 보통의 회사원이자 11년 만에 자가 취득에 성공한 현실 가장 동원의 모습에도 김성균 자신의 모습이 비춰졌다. 배우의 꿈을 위해 서울로 상경한 김성균은 “저도 동원처럼 반지하에서 처음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했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공사한다고 장판, 벽지도 없는 텅 빈 집에 이불을 들고 가서 잔 적도 있다. 그 땐 내 집은 바라만 봐도 좋았다”고 회상했다.

함께 고군분투했던 차승원, 이광수, 김혜준, 남다름에 대해선 “낯가림이 있어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다. 영화계에서 오래 활동하신 차승원 선배님과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 그리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김혜준, 남다름과 어떻게 친해질까 걱정이 많았는데 같이 흙에서 구르고, 물을 맞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며 함께 고생한 동료들과 유격훈련을 한 것처럼 전우애가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이광수에 대해서 김성균은 “감독님께서 항상 (이)광수 칭찬만 하신다. 예능 이미지가 강하지만 현장에선 굉장히 진지하게 임하는 친구다. 비교를 많이 당했다”고 귀여운 투정도 부렸다. 이어 “광수가 시나리오를 읽고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고 하더라. 그런 자세를 배우고 싶다. 나에게 들어오는 역할만 기다리지 말고 찾아서 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요즘은 센 캐릭터들보단 동원 같이 조금은 풀어져 있는, 일상적인 인물을 더 도전해보고 싶다”는 다짐을 다부지게 밝혔다.
사진 | 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