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폭발한 이재명 "이게 네거티브"..'명낙대전 일촉즉발'

이훈철 기자,정재민 기자,서혜림 기자,박주평 기자 2021. 8. 11.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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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토론 내내 기본소득·사드발언 등 놓고 충돌
이낙연 "책임없는 답변 아쉬워"..이재명 "보수 프레임 전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8.1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정재민 기자,서혜림 기자,박주평 기자 = 네거티브 중단 선언 이후 처음으로 벌어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의 TV토론이 11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진 가운데 마무리됐다.

토론 막판 이 지사가 이 전 대표의 집요한 질문에 끝내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잠시 휴전에 들어갔던 '명낙대전'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KBS 주최로 열린 '민주당 제20대 대선 후보 제3차 토론회'에서 기본소득, 사드발언, 외교인식 등을 놓고 충돌했다.

◇이낙연 "이 지사, 주민에게 반말" vs 이재명 "이게 네거티브"

두 사람은 우선 각각 상대방의 과거 발언을 문제삼으며 공방을 벌였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사드를 중국용이라고 말하자 이 지사가 절대 하면 안 되는 대형사고라고 비판했다"며 "그런데 이 지사는 정작 2017년 '사드가 북핵미사일 방어용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해놓고 윤 전 총장을 왜 비판했냐"고 말바꾸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이에 "당시에는 사드배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 또는 실전 배치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한반도 안전을 위해 사드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지금은 이미 사드가 설치돼 배치가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상황이 바뀌면 다른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당시 사드배치가 정해지지 않은 단계이기 때문에 그랬다고 말했는데 이 지사는 훨씬 이전인 2016년 12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사드배치는) 미국과 협의된 사안이니까 일방적 폐기는 무책임하다고 했다"며 "조금 전 발언과 상충하는 것 아니냐"고 허를 찔렀다.

이 전 대표의 공세에 이 지사도 곧바로 반격했다. 이 지사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나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강력한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고 했는데 당시 이 전 대표는 '국방력을 키워 균형자 역할을 하다 불필요한 견제를 불러올 수 있어서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지사가 '국방력 강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냐'고 묻자 이 전 대표는 "아니다. 필요하다"며 "국방력 강화만으로는 균형자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진땀을 흘렸다.

두 사람은 이 지사의 대표 공약인 기본소득을 놓고도 충돌했다.

이 전 대표는 영화 기생충을 언급하며 "비를 감상하는 이선균과 비가 그대로 쏟아지는 반지하에서 사는 송강호에게 똑같이 8만원씩 주는 것이 정의로운 것인가, 그 돈을 모아서 송강호 집을 더 좋게 해주는 것이 좋은가란 의문을 가진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에 "송강호에게만 지원하겠다고 세금 내라고 하면 이선균씨가 세금을 안 낼 것이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부자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부자들은 그것보다는 사회에 기여하고 명예를 얻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이 지사의 인내심은 토론 막판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의 과거 철거민 몸싸움 영상과 주민 반말 영상 등을 언급하면서 끝내 폭발했다.

이 전 대표는 "약자와 시민을 대하는 이 지사의 태도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본인도 알 것"이라며 "철거민들이 항의하니까 몸싸움하고 고소·고발했다던가, 정책수정 요구하는 장애인들을 쫓아내고 겨울철에 전기를 끊었다거나 하는 식의 보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판하는 시민들을 향해서 제가 차마 입으로 옮길 수 없는 트위터 반응도 있었다"며 "최근에는 (이 지사가) 주민들에게 반말하는 것이 많이 회자되고 있는데 이런 태도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 지사는 이에 "전부 다 왜곡됐으며 사실이 아니다. 철거민에게는 내가 폭행을 당했고 그 사람들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반말 영상은 대화 중간 부분을 잘라서 붙인 것"이라며 "이런 것이 진짜 네거티브다. 이런 것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이낙연(왼쪽부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1.8.1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낙연 "책임감 없는 답변 아쉬워"…이재명 "보수적 프레임 짜기"

토론 후에는 양측이 상대방을 비방하는 논평을 내놓으면서 휴전에 들어갔던 명낙대전이 재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낙연 캠프는 "이재명 후보의 책임감 없는 답변은 여전히 아쉬웠다"며 "다수의 후보들이 이재명 후보가 제시한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 등 공약 검증 과정에서 여러 차례 재원 마련 방안과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질문했으나 이재명 후보의 답변은 명확하지 않았다"고 평가 절하했다.

이재명 캠프에서는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기본금융 정책에 대한 공격이 이번 토론에서도 반복됐다"며 "기본 시리즈 정책에 대한 비판은 이제 정책 검증이라기보다 기본 시리즈에 따라 국민의 삶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혁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변화에 두려워하고 맞서는 보수적인 프레임 짜기로 전락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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