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당연했던 것들을 가장 먼저' 박예진 치어리더의 바람
※ 본 인터뷰는 6월 중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1년 7월호에 게재됐습니다.(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당연했던 것들을 가장 먼저 하고 싶어요. 마스크 없이 팬분들과 눈을 마주치며 육성 응원을 하고, 같이 사진도 찍는 거요”
바스켓코리아 7월호 ‘원더우먼’은 울산 현대모비스 박예진 치어리더와의 대화를 준비했다. 길어지는 코로나 사태로 생긴 소통의 벽에 아쉬움을 내비친 박예진. 치어리더가 된 계기부터 팬들의 말에 감동한 사연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4년 차 치어리더 박예진이라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어떻게 지내시나요?
야구 시즌이라 계속 일하고 있어요. 날이 워낙 덥다 보니 땀을 많이 흘리는데, 경기 끝나면 화장도 다 지워져 있을 정도예요(웃음). 그래도 유산소 운동이라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지내고 있답니다.
힘드시겠어요. 사실상 비시즌이 없는 거잖아요. 쉬는 날은 주로 어떻게 보내세요?
어디 돌아다니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온전히 휴식만 취하고 있어요. 요양이랄까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예쁜예진’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쉬는 날엔 콘텐츠를 구상하거나 직접 편집해요. 아직 키워나가는 단계지만요.
그럼 치어리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먼저 치어리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전 어렸을 때 할머니가 키워주셨거든요. 같이 놀 사람이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TV를 많이 보게 됐어요. 특히 가요 프로그램은 저의 유일한 낙이라고 할 수 있었답니다. 그걸 보면서 '나도 저렇게 예쁜 언니들처럼 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 대학도 실용음악과로 진학했어요. 그러다 친구가 치어리더 면접을 보는 게 어떠냐면서 추천하더라고요. 제가 워낙 춤추는 걸 좋아하고, 활동적이다 보니 어울릴 것 같다면서 말이죠. 그렇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원래 춤에 소질이 있으셨어요?
댄스 학원에도 다녀봤고, 동아리에서도 춤을 췄었어요. 전 제가 춤을 잘 추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치어리더를) 오래 한 사람들과 있다 보니 전 그냥 좋아하는 거였어요. 즐기면서 행복하게 하고 있습니다(웃음).
치어리더가 되기 전 밖에서 보던 치어리더는 어땠나요?
사실 치어리더란 직업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래도 (박)기량이 언니는 워낙 유명해서 알고 있었거든요. 유튜브로 검색해봤는데 진짜 멋있더라고요. 색달랐고, 빨리하고 싶다는 두근거림이 있었어요.
치어리더가 된 후 달라진 점도 있으세요?
예전에 제가 추던 춤과 치어리더 춤선은 다른 점이 많더라고요. 준비 과정도 그렇고요. 특히 화장이 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엔 화장을 옅게 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치어리더 하면서 렌즈도 처음 착용해보고, 속눈썹도 처음으로 붙여봤어요. 머리도 신경 써서 만지게 됐고요. 모두 처음 하는 것들이라 서툴렀는데, 언니들이 많이 도와줬었어요.
그렇군요. 2019-2020시즌 말부턴 경기장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잖아요. 코로나 사태 이전의 분위기가 그리우실 것 같아요.
농구 첫 시즌엔 신인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정말 순식간에 한 시즌이 지나가더라고요. 그래도 팬분들의 환호성과 짜릿한 전율은 느낄 수 있었어요. 그렇게 (2020-2021시즌 현대모비스에서) 두 번째 농구 시즌을 맞이하게 된 건데 무관중 체제가 됐죠. 예전보다 치어리딩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는데 육성 응원도 안 되고, 팬분들과의 소통에도 한계가 생겨서 아쉬웠어요. 팬분들이 그립더라고요.
팬들과의 일화도 듣고 싶어요.
언젠가 제가 땀을 흘리고 있었어요. 그때 어떤 아주머니께서 땀을 닦아주려고 하시면서 "니 보는데 내가 쓰러질 뻔했다. 차가운 거 가져다줄까"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씀에 정말 감동했어요. 또, 다른 팬분들도 항상 저한테 "응원한다"고 얘기하시는데 그 말씀 하나하나가 너무 소중해요.
예전 같은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제일 해보고 싶은 건 어떤 건가요?
당연했던 것들을 가장 먼저 하고 싶어요. 마스크 없이 팬분들과 눈을 마주치며 육성 응원을 하고, 같이 사진도 찍는 거요.
팀에 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습니다. 현대모비스가 플레이오프에선 아쉬움을 남겼지만, 정규리그 땐 시즌 중반 이후부터 치고 올라갔었잖아요.
정말 기분 좋았죠. 흥도 더 나고요. 팀이 순항하는 데다 제한적이긴 해도 팬분들께서 오셔서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아요.
혹시 특별히 응원하는 선수도 있으세요?
함지훈 선수요. 잘생기기도 하셨고(웃음), 너무 잘하세요. 팀의 주장으로서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이 멋지세요.
저희 웹진 공식 질문도 드릴게요. 나에게 치어리더란 OOO이다.
스스로를 응원하는 힘이다. 치어리더는 밝고 활기찬 모습으로 응원하는 직업이잖아요. 다른 사람에게 힘을 주기도 하고요. 그러려면 먼저 저 자신을 응원해야 하는 것 같아요. 최면처럼요. 제가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지니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치어리딩을 통해 저도 더 밝은 사람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다년 차 치어리더로서 예비 치어리더에게 조언해주자면?
일단 치어리더는 열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들 아시겠지만, 보이는 부분이 전부가 아니에요. 뒤에서 노력을 정말 많이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힘을 주는 직업이라는 자부심도 필요하고요.
개인적인 목표도 있을까요?
더도 덜도 말고 팬분들께 '열심히 하는 애'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기 위해 힘들어도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해요.
박예진 치어리더의 목표를 응원하겠습니다.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제가 응원으로 힘을 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응원을 받는 것 같아요. 하루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더 많은 분을 뵙고 싶습니다. 항상 실망하게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치어리더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사랑합니다♡
사진 제공 = 박예진 치어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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