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몰린' 삼성, '갤럭시S'보다 싼 폴더블폰 내놨다
신형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공개
'노트' 대신 폴더블폰 대중화 선언
갤폴드3, 삼성 폴더블폰 중 첫 'S펜' 적용
진입 가격도 239만→199만원으로 낮춰
갤플립3, '갤럭시S21' 울트라보다 가격 저렴
삼성전자가 정체돼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대중화'를 선언한 폴더블(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성능은 대폭 개선하고 가격은 전작 대비 크게 내렸다.
폴더블 '대중화' 선언
삼성전자는 11일 밤 11시 '갤럭시 신제품 공개 행사(언팩) 2021'을 온라인으로 열고 폴더블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를 공개했다.
기함급(플래그십) 폴더블 제품인 갤럭시Z폴드3에는 전작과 달리 삼성전자 폴더블폰 중 처음으로 '스타일러스펜(S펜·별매)'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펜 사용을 위해 역대 가장 튼튼한 스마트폰 알루미늄 소재인 '아머 알루미늄'과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투스' 강화 유리를 사용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언더디스플레이카메라(UDC)도 적용돼 앞 화면에서 카메라 구멍이 사라졌다.
또 디스플레이 패널 구조를 최적화하고, 연신 PET 소재의 새 보호필름을 적용해 메인 디스플레이의 내구성과 터치감을 개선했다. 접었다 폈다를 반복해야 하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특성을 고려해 독일 인증기관인 뷰로 베리타스로부터 20만번 폴딩 테스트 검증도 받았다.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갤럭시Z플립3는 전작 대비 커버 디스플레이를 4배 키웠다. 스마트폰을 열지 않아도 최대 8줄까지 알림이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위젯을 활용해 일정이나 날씨, 걸음 수를 확인하고, 스마트폰 색상과 어울리는 배경화면도 수시로 변경할 수 있다.
갤럭시Z플립3는 특히 카메라 모드가 대폭 향상됐다. 손을 놓고 셀피 촬영을 할 수 있는 플렉스모드, 인원에 따라 자동으로 구도를 조절해주는 자동 프레이밍, 촬영자와 찍히는 사람이 동시에 미리보기가 가능한 듀얼 프리뷰 등을 지원한다. 또 스마트폰을 열지 않아도 전원 버튼을 두 번 눌러 카메라를 실행해 커버 디스플레이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면서 촬영할 수 있는 '퀵샷' 기능도 강점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을 통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선언한 만큼 가격은 두 모델 모두 크게 내렸다. 국내에서는 5G 모델로만 출시되는 갤럭시Z폴드3(256GB 모델)는 199만8700원, 512GB 모델은 209만7700원이다. 전작인 갤럭시Z폴드2 엔트리(진입) 모델의 국내 출고가격이 239만80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9만9300원(16.6%) 내린 셈이다. 폴더블폰 대중화의 첨병으로 꼽히는 갤럭시Z플립3(256GB 모델만 출시)는 125만4000원으로 책정해 전작(165만원)보다 39만6000원 인하했다.
갤럭시Z플립3의 경우 삼성전자의 최신 '갤럭시S' 시리즈인 갤럭시S21 울트라(출고가 145만2000원)보다 가격이 19만8000원 더 저렴하다. 모리스 클래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아직까지 시장에서 폴더블폰은 고가로 인식되고 있다"며 "갤럭시Z플립3이 갤럭시S 시리즈 중 가장 고가 모델인 울트라와 비슷한 가격으로 책정된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급성장하는 폴더블폰 시장
이번 갤럭시 언팩의 특징은 통상 삼성전자의 하반기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져왔던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라인업에서 빠지고 폴더블 제품만 선보였다는 것이다. 120만~160만원대의 가격으로 '패블릿(휴대전화+태블릿의 합성어)'폰의 대명사로 불리는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지속적으로 마니아층을 만들 만큼 삼성전자의 '효자'로 꼽혀왔지만 스마트폰 대화면화 추세 속에 경쟁력을 잃으면서 꾸준히 판매량이 줄었다.
최대 1200만대(갤럭시노트3) 수준까지 판매량의 정점을 찍었던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최근 800만대 판매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 출시한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경우 출시 후 현재까지 판매량이 750만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 상태에 빠져있는 데다 일부 모델의 경우 '갤럭시S' 시리즈 대비 화면 크기가 오히려 작아지는 등 차별화에 실패한 것이 판매량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폴더블 제품은 삼성전자가 정체돼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탈출구를 마련하기 위해 2019년 처음으로 만든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다. 이미 삼성전자는 연초 올 하반기 라인업에서 '갤럭시노트'가 빠질 것임을 예고해왔다. 앞서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올해는 폴더블 스마트폰에 집중하기 위해 노트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돼 있는 가운데 폴더블폰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커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 비중은 지난해 0.2%에 불과했고 올해는 0.5%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이 기관은 폴더블폰이 지난해 220만대 수준에서 올해 650만대, 내년에는 1300만대로 출고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향후 10년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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