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활동 반대" 서울교통공사 2030 새 노조 출범

서유근 기자 2021. 8. 1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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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불공정 불만도 폭발" 500여명 노조설립 신고서 제출

서울교통공사에 20~30대인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가 주축이 된 새 노조가 생겼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교통공사에서도 심각한 불공정을 만들고 있다며 이에 반대해 새 노조를 만든 것이다. 이들은 또 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인 기존 노조 2곳이 “정치적 행보에만 치중해 왔다”고 비판했다. 제3 노조까지 생기면서 ‘노노(勞勞) 갈등’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25일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군자차량사업소에 열차가 정차해 있다. /뉴시스

공사 직원 500여 명이 속한 ‘서울교통공사공정연대’(서공연)는 11일 오전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에 노조설립신고서를 냈다. 새 노조 이름(가칭)은 ‘서울교통공사 올(ALL)바른 노조’다. 현재 500명이 넘는 예비 조합원 중 20~30대 비율이 90%를 넘는다. 집행부 대부분이 20대 후반~30대 초반이며 송시영(29) 노조위원장과 조은호(30) 부위원장은 1990년대생이다.

2030 직원들이 새 노조를 만든 것은 이른바 ‘인국공(인천공항공사) 사태’가 교통공사에도 재연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는 2018년 3월 무기계약직 1288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기존 공채 직원들과 같은 임금 체계에 편입시켰다. 직고용 과정에서 친인척 채용 비리도 드러났다. 여기에 최근에는 민간 위탁 형식으로 운영되던 콜센터 상담사를 공사가 직접 고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송시영 노조위원장은 “수백 대 일의 공채 경쟁률을 뚫고 어렵게 들어온 직원들 사이에서 회사의 채용이 과연 공정한지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고, 그게 노조 설립의 계기가 됐다”고 했다. 2030 직원들은 공사 직원 1000명 이상이 참여한 익명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그간 의견을 주고받았고 결국 직접 나서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기존 노조가 콜센터 상담사 직고용과 관련한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거나 직원 복지에 신경 쓰기보다는 정치 활동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불만도 이들이 새 노조를 만든 배경이다. 공사 직원 1만여 명이 가입해 가장 규모가 큰 민노총 소속 1노조는 최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제작해 지하철 역사 등에 붙였다. 하지만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기존 노조가 직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임금 상승률이나 복지 등에는 정작 소극적이란 비판이 크다고 한다. 송 위원장은 “교통공사 적자가 심한 상황에서 정규직이 무작정 늘어나면 전체 인건비가 늘어서 임금 상승률이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은데 기존 노조는 여기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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