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도 없는데..배송 늦었다며 월급 '삭감'

[KBS 대전] [앵커]

편의점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지입차 기사들이 배송을 늦게 했다는 이유로 회사가 이들의 월급을 깎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기사들은 계약서에도 명시되지 않은 월급 삭감을 회사 측이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진행했다며 항의하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프랜차이즈 편의점 물류센터입니다.

하청업체 소속으로 일하는 지입차 기사 A 씨는 지난달 월급명세서를 보고 20만 원이 공제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정해진 시간보다 배송이 늦거나 배송을 하고도 애플리케이션에 도착 보고를 하지 않았다며 1건당 5천 원 씩 사측이 벌금을 매긴 겁니다.

해당 물류센터 기사 70여 명 중 10명이 적게는 2만 원에서 많게는 수십만 원까지 월급을 공제 당했습니다.

곧바로 항의했지만 물류센터와 하청업체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A 씨/지입차 기사 : "자기네들은 그렇게 해서 패널티를 본사에서 받았기 때문에 우리도 어쩔 수가 없다. 이런 식으로 기사들한테 책임 전가를 하고 있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기사들의 계약서에는 월급 삭감에 관한 내용이 없는 상황.

알고 보니 하도급 회사 사이의 계약을 근거로 부과된 벌금이 기사들에게까지 전가된 겁니다.

프랜차이즈 편의점을 운영하는 원청 회사는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그룹 계열사에, 해당 계열사는 하청업체에게 벌금을 전가했고 하청업체는 다시 노동자들에게 벌금을 넘긴 겁니다.

전문가들은 관련법 위반이라고 지적합니다.

[최진수/민주노총 법률지원센터 노무사 : "질이 나쁘다는 이유로 또는 뭔가 완성이 안 됐다는 이유로 차감을 하게 되면 임금전액불 원칙에 반하게 되고 (또는) 민법상에서 정한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기사들을 고용한 하청업체 측은 구두상으로는 벌금 부과에 대한 설명을 기사들에게 했고, 이는 업계의 관행이라며 오히려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백상현 기자 (bsh@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