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 없는 패럴림픽 코로나19가 던진 난제
[경향신문]
2020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장애인 선수들이 가족 등 개인 도우미를 일본까지 동반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장애인 스포츠계와 의회에서 장애인 대표팀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매기 하산 미 민주당 상원의원(뉴햄프셔주)은 최근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장애가 있는 선수들은 그들이 필요한 지원과 시설에 접근할 수 있을 때에만 패럴림픽 수준의 대회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장애인 선수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도쿄를 헤매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애인 선수 지원에 관한 이슈는 지난달 말 미 장애인 수영 대표팀 레베카 메이어스가 대표팀에서 사퇴하면서 불거졌다.
메이어스는 오는 24일 개막하는 도쿄 패럴림픽에 어머니를 동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청각·시각 장애를 가진 메이어스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당시 크게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선수촌 식당까지 가는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다. 대표팀에 스태프가 있지만 그들은 그들대로 바빠서 선수들을 일일이 챙기지 못했다. 이번에도 같은 고생을 할 게 뻔해지자 리우 대회 3관왕 메이어스는 도쿄 대회를 포기했다.
미국 패럴림픽위원회가 메이어스 어머니의 동행을 불허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다.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은 국가 간 이동 인원 최소화를 위해 대표팀 규모에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스포츠계에선 선수들의 개인 도우미를 일종의 ‘필수 인력’으로 보고 동행을 허락해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 도우미와 함께 도쿄에 가는 선수들도 난관을 만났다. 육상의 마이클 브래니건(미국)은 개인 코치와 도쿄에서 함께 훈련해도 좋다는 패럴림픽위원회의 허가를 받았지만 비용은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브래니건은 코치의 여행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 플랫폼 ‘고펀드미’에서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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