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승부수..홍창기·김현수 '밥상' 차리고, 서건창엔 '해결사' 특명
[경향신문]
후반기 1·2·3번 배치 ‘선취점 야구’
5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 전체 1위
이적생 서건창 ‘장점 극대화’ 전략
프로야구 후반기를 맞이한 LG가 가장 효율적으로 이길 수 있는 라인업을 준비해 돌아왔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기 위한 전략이다.
LG는 2021 KBO리그 후반기 첫날인 지난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홈 SSG전에서 1번 홍창기, 2번 김현수, 3번 서건창으로 시작되는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지난달 27일 키움에서 LG로 트레이드된 서건창이 중심타선의 한 자리를 맡았다. LG는 지난 올림픽 휴식기에 전력분석 회의를 열고 승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는데, 다각도의 분석 결과 이 타순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원정 기록원까지 전체가 다 한자리에 모여 여러 가지를 살펴봤다. 전반기 때 잘된 것, 부족한 것, 보완해서 가야 할 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가 5회 전에 앞선 경기 승률이 1위이고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승률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전반기 통계를 보면 LG는 5회까지 앞섰던 29경기에서 26승3패(승률 0.897)를 기록해 이 부문 승률이 10개 팀 중 가장 좋았다.
이런 데이터를 토대로 류 감독은 “5회 이전에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타순은 무엇이겠냐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출루를 제일 잘하는 홍창기 뒤에 잘 치는 타자가 들어가는 게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창기는 규정타석을 채운 LG 타자 중 출루율 1위(0.475)이고 리그 전체에서도 KT 강백호(0.492)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홍창기를 1번 타순에 넣고, 안타 생산 능력이 뛰어난 김현수를 2번에 배치한 이유다.
전반기까지 주로 3번 타자로 출장한 김현수가 2번 타순으로 조정된 것은 서건창 때문이다. 류 감독은 “서건창의 데이터를 연도별로, 월별로도 봤는데 전체적으로 3번 타순일 때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데이터상으로 2번 타자일 때가 가장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서건창의 장점을 100% 활용하면서, 공격을 4번 타자 이후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타순을 짠 것이다.
휴식이 길어서인지 지난 10일 경기에선 상위타선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었다. 그럼에도 류 감독은 라인업 재정비를 마친 것에 만족하고 있다. 류 감독은 “우리는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경기가 취소돼) 다른 팀보다 일주일을 더 쉬어서 총 5주를 쉬었다”며 “(늘어난 시간만큼) 후반기 포지션을 준비했고,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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