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수위 낮아졌지만..민주당 '기생충 설전' 등 치열한 공방전

박홍두·박광연·탁지영 기자 2021. 8. 11.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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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재명, 박용진, 정세균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1일 세 번째 TV토론에서 맞붙었다. ‘네거티브 휴전’ 선언 이후 첫 토론이었던 터라 상대 후보들의 신상 관련 공격은 상대적으로 수위가 낮아졌지만, 그 자리를 정책과 자질에 대한 송곳 검증이 채우면서 날카로운 공방전이 펼쳐졌다.

6명의 후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서 먼저 최근 한·미 연합훈련과 한·일 관계, 남북관계 등 외교·안보 정책과 자질 등을 놓고 상호 검증을 벌였다.

먼저 도쿄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후보들의 과거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추미애 후보가 정세균 후보를 지목해 “올림픽 불참을 언급했는데 즉흥적인 결정이 아니었나. 참여를 안 했더라면 안산, 김연경 등 훌륭한 선수들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정 후보는 “일본이 독도에 대해 바르지 않은 주장과 정책을 갖고 있었다”며 “영토 문제는 어떤 경우도 한치도 물러설 수 없다”고 맞받았다. 박용진 후보는 “올림픽 보이콧 주장은 이재명 후보도 했다”고 거들었다. 이 후보는 “보이콧을 하자고 한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검토할 단계라고 말한 것”이라고 했다.

정세균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두고 “ 과거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협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다가 입장을 바꿔서 철회를 주장했다”고 추궁했다. 이 후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실전 배치되기 전 단계에서 철회하는 게 맞다고 봤지만 지금은 이미 설치됐기 때문에 새로운 판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답했다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이 큰 ‘이재용 삼성전자 가석방’과 관련해서도 공방이 벌어졌다.

박용진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재벌이라고 특혜도 안 되지만 역차별도 안 된다’고 얘기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6년 전 최태원 SK회장 가석방 때 한 말과 묘하게 똑같다”며 포문을 열자, 이 후보는 “법 앞에 평등한 민주국가를 꼭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었다”며 “재벌이라는 이유로 사면해주고 형량을 깎아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 후보도 ‘이 부회장이 국민께 진 빚을 갚길 바란다’고 논평했던 이낙연 후보를 호명해 “재벌에게 ‘국민에 진 빚 갚으라’고 덕담하니까 돈 있으면 법치를 때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 후보는 “가석방이 사법정의를 훼손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문재인 정부가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을 인정하고 존중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때 아닌 ‘기생충 설전’도 튀어나왔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에 대한 ‘보편·선별 지원’ 문제가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공약 논쟁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낙연 후보가 “(부자인)이선균과 (가난한 사람인)송강호에게 똑같이 8만원을 주는 것이 정의인가, 아니면 그 돈을 모아서 송강호 집을 좋게 하는 게 맞나”라고 묻자, 이재명 후보는 “송강호에게만 지원하겠다고 세금 내라고 하면 이선균이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이낙연 후보는 “부자에 대한 모욕”이라며 “(부자는) 그것보다 사회에 기여하고 명예를 얻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네거티브 휴전 선언이 있었지만 일부 후보들은 여전히 신상 관련 공세를 펴기도 했다. 이낙연 후보가 “철거민이 항의하니 고소·고발하고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장애인을 몰아내 겨울철 전기를 끊었다는 보도가 있다. 최근 주민들께 반말하는 것이 많이 회자됐다”고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자, 이재명 후보는 “전부 왜곡된 사실이다. 이런 게 정말 네거티브다. 안 했으면 좋겠다”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김두관 후보는 이낙연 후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의혹을 다시 제기했고, 정세균 후보는 이재명·이낙연 후보의 네거티브 공방을 거론하면서 “음주운전자는 따로 있는데 벌금은 저보고 내라 하는 것 같아서 참 억울하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토론 막판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네거티브 휴전 선언’을 지키려는 듯 주도권 토론 순서에서 상대 후보를 공격하지 않고 정책 질의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낙연 후보를 제외한 4명의 후보에게만 질문했다.

박홍두·박광연·탁지영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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