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달 전 이준석 영상 회자.."유승민 대통령 만들어야, 윤석열 되면 지구 떠나야"

한기호 2021. 8. 11. 21: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월6일자 '매일신문 프레스18' 유튜브서 "'安 서울시장-尹 대통령 되면? 지구를 떠나야지" 발언
전대 3달여 앞 "난 당대표 먹을 거야".."대통령 만들 사람 있어, 유승민"
'경준위 월권 공방' 원희룡 "의혹 해명 않으면 당대표 자격 없어"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당선 석달여 전인 지난 3월6일자로 유튜브 채널 '매일신문 프레스18' 방송에 출연한 당시 영상 갈무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대선주자로 합류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및 친윤(親윤석열) 인사들, 지도부와 대립하는 가운데 이 대표가 불과 약 5달 전 윤 전 총장의 대통령 당선을 전제로 "지구를 떠야지"라고 발언한 사실이 11일 정치권 안팎에서 회자 되고 있다. 당시 이 대표가 유승민 전 의원을 "대통령 만들어야 할 사람"으로 거명하며 "내가 당대표를 먹을 거야"라고 장담한 것으로도 알려지면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 당내 대선주자 사이에선 "의혹을 씻어내야 한다"는 비판론이 제기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이날부터 이 대표가 지난 3월6일자 유튜브 채널 '매일신문 프레스18' 방송에 정기 출연해 한 발언이 담긴 영상이 돌고 있다. 당시 출연자들은 이틀 전 공직을 사퇴한 윤 전 총장 이슈, 야권 후보단일화가 성사되기 전이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영상을 보면 이 대표는 혹자로부터 '너 이러다가 안철수 서울시장 되고 윤석열 대통령 되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을 받았다면서 "지구를 떠나야지"라고 말한 뒤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난 문재인 대통령 되면 이민 간다고 2012년에 했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앞서 지난달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줄곧 압박하며 신경전을 벌였고, '치맥 회동'으로 화해 무드를 구축하는 듯 했으나 닷새 만의 '기습 입당'으로 반격을 당했다. 이후 이 대표가 주도한 당 경선준비위원회 기획 일정에 윤 전 총장 등 상위권 주자들이 불참하면서 '주도권 다툼'이 심화했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휴가에 돌입하기 직전 윤 전 총장의 '후쿠시마 원전 발언'을 꼬집는 등 견제를 거듭했고 이날도 윤 전 총장의 측근 인사들을 '하이에나'에 비유하며 SNS 공방을 벌였다.

당시는 6·11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일정이 구체화하기 석달여 전으로, 국회 이 대표가 당권 의지를 드러내거나 유 전 의원을 거론한 대목도 주목 받고 있다. 함께 출연한 탈문(脫문재인) 성향 유재일 시사평론가가 '안철수 서울시장 되고 윤석열 대통령 되면 이준석은 국회의원이 된다'는 시나리오를 거론하자 이 대표는 "난 당대표 될 거야"라고 단언했다. 뒤이어 '이준석을 품지 않을 사람들이면 서울시장 안 되고, 대통령 못 된다'라는 언급이 나오자 이 대표는 거듭 "아니야. 나는 당대표를 먹을 거야"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당시 윤 전 총장의 대권 가능성을 두고는 "난 윤 전 총장이 단독으론 어렵다고 보고, 윤 전 총장이 좋은 업자랑 같이 결합 된다면 시너지 효과가 굉장히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당시 매일신문 소속이던 최훈민 기자가 '(윤 전 총장이) 야 너 와라 이러면 어떡할 거냐'라고 묻자 "난 대통령 만들어야 할 사람이 있다니까"라고 받아쳤다. '누구?'라는 질문엔 "유승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유 평론가가 '유승민계가 김종인(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없이 당권 잡을 수 있나'라고 물었을 땐 "내가 (당권을) 잡을 거야. 유승민계가 잡는 게 아니라"라며 "유승민계는 이름만 '계'라 붙여서 그렇지 자영업자 연합체 비슷한, 협동조합 비슷한 것"이라면서 "그렇게까지 지령이 잘 먹히는 팀은 아니다"고도 했다.

유 평론가가 옛 새로운보수당 출신 인사들을 응원하며 "유 전 의원과 주변 사람들이 당권을 장악했으면 좋겠다"고 하자, 이 대표는 "나랑 하태경 의원이랑 (당대표 선거에 나가서) 단일화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같은 내용이 회자 되자, 이 대표와 '경준위 월권 논쟁'을 벌이던 원 전 지사는 이날 오후 MBC '이슈 완전정복' 방송에 출연해 "지금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많은 이야기가 돌고 있다. (이 대표가) 지구를 떠난다고 했다거나,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거나 등등"이라고 윤 전 총장과 유 전 의원 관련 발언을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저는 그걸 믿고 싶지 않다"면서도 "왜냐 하면 그런 식의 불신과 의혹을 갖고 있다고 한다면 그건 당대표로서의 자격이 없다. 말끔히 그 의혹을 씻어 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 전 지사는 "의혹을 씻은 상태에서 그런 공정성이라든지 어떤 뒤에 의도나 음모가 있을 여지가 있는 점에 아예 들어서지를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 이 대표가 오늘도 (친윤 중진) 정진석 의원을 보고 무슨 동물의 왕국의 뭘 가지고 표현을 했던데, 이렇게 절제 안 된 언동으로 갈등을 부추기고 지지자들을 불안하게 해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그는 경준위에 관해선 "현재 경준위가 어제(10일) 특히 경선 규칙, 방식, 일정 다 일방적으로 발표를 하더라"라며 "당의 최고위원회와 당의 의사 결정 그리고 당의 후보들과 당의 주요 인사들과의 소통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절차를 어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