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직 내려놓은 원희룡.. 본격 '대권행보'로 존재감 키운다

서진욱 기자 2021. 8. 1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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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경준위 결정 관련해 이준석 대표 비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1일 오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2021.8.11/뉴스1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도지사직에서 공식 퇴임했다. 정책을 앞세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돌입해 지지층 규합에 나선다. 원 전 지사는 당 경선준비위원회의 결정과 관련해선 이준석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존재감을 부각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퇴임식…"공정한 나라 만들겠다"
원 전 지사는 11일 오전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공정이 제대로 서고 혁신의 물결이 넘실대는 나라, 국민 한 사람의 행복이 소중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국민께서 무너진 공정과 벼랑 끝 생존 위기에 분노하고 있다. 국민의 절박한 목소리가 외면당하고 있다"며 "국민께서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는 까닭이다. 제주도민을 보호하고, 대한민국 국민을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대권 도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는 역사적 사명을 위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며 "우리 모두의 꿈과 희망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공정과 혁신이 필요하다. 다음 세대를 위한 온전한 나라, 미래 30년 먹거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년간 도지사직 경험에는 "기후변화 대응과 인공지능 혁신, 난관을 헤쳐나간 협치, 수많은 성공과 실패 등 위대한 도민과 함께 한 제주에서의 경험이 저의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제주의 아들 원희룡의 도전을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대권도전을 위해 퇴임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1일 오전 제주도청 퇴임식을 마치고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원 전 지사는 도지사직 사퇴 이후 첫 일정으로 요식업 종사자들과 만나 코로나19 피해 지원 관련 의견을 청취한다. 앞서 원 전 지사는 100조원 규모 '이머전시 플랜'(Emergency Plan : 위기 상황 비상대책)을 1호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 공약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마자 헌법에서 부여한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동해 100조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취임 1년차에 50조원을 코로나로 손실을 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대선캠프 사무실은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용산빌딩 10층에 마련했다. 오는 12일 기자들을 초청한 '캠프 데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주엔 3호 공약을 발표하고 민심 청취, 지방 일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경준위 결정에 반발한 원희룡 "이준석, 선관위 구성에 전력해야"
원 전 지사는 이날 경준위의 예비 토론회 진행 등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경준위는 전날 9월 15일 1차 컷오프(8명), 10월 8일 2차 컷오프(4명)를 골자로 한 경선 일정과 방식을 확정했다. 1차 컷오프에 앞서 이달 18일과 25일에 정책토론회를 연다.

원 전 지사는 "경선준비위원회의 독단이 선을 넘었다. 저는 어제 이준석 대표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경준위는 월권하지 말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그런데 경준위는 바로 경선 일정과 방식 등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대표 임무는 경선 심판 보는 자리가 아니다. 더군다나 경선 프로그램 아이디어 내는 자리일 수 없다"며 "지금이라도 당대표는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전력해 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경준위를 통해 경선 과정에 개입한다는 비판이다.

올해 6월 2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원코리아 혁신포럼 출범식에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오른쪽)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원 전 지사 측은 경선 관련 최종 결정은 선거관리위원회를 거쳐 최고위원회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준비 조직인 경준위가 경선 일정을 시작하는 건 전례 없는 일로 월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경선 방식, 룰 등에 대해 후보들이 선관위에 의견을 개진할 기회 자체를 잃었다는 주장이다.

캠프 총괄인 김용태 전 의원은 더300(the300)과 통황에서 "이건 순전히 이 대표가 자신이 주인공이 돼서 경선을 끌어가겠다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며 "경선의 큰 두 원칙은 후보들이 앞장서는 것과 공정해야 하는 건데 이 대표가 두 가지 모두 어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 경험도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의사결정"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만큼 이 대표 체제 하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관리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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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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