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스톤' 갈등 불씨..국민의힘 전체로 번진다
[경향신문]
윤석열 당 행사 불참 갈등 뒤
이준석 “후보 곁 하이에나…”
정진석 “참 딱하다” 2차 논쟁
경준위 일정·방식 권한 놓고
원희룡·유승민 등 전선 확대
국민의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투스톤(준스톤+윤스톤)’ 사이에서 싹튼 갈등의 불씨가 당 지도부,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 다른 대선 주자들로 옮겨붙는 중이다. 윤 전 총장은 11일 “갈등할 이유가 없다”고 했지만, 삼중사중으로 쌓인 갈등구조는 한번에 진화되기 어려워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제 입장에서는 갈등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그동안 잘 소통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비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휴가와 코로나19 자택 대기를 마치고 이날 공개 행보를 재개했다.
윤 전 총장은 간담회에서도 갈등설을 불식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윤 전 총장이 (의도적인 불참으로) 비쳤다면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최대한 이 대표와 호흡을 맞춰가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대선 주자가 모이는 당 행사에 연이어 불참하면서 갈등이 촉발된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윤 전 총장이 ‘뒤늦은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일파만파로 번진 상태다. 이날도 지도부와 대선 주자들, 의원들이 곳곳에서 충돌했다. 경선버스를 기점에 대놓은 뒤, 구체적인 노선도를 누가 어떻게 짜느냐를 두고 다툼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당내 대표적 친윤석열(친윤)계인 정진석 의원과 ‘2차전’을 벌였다. 이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 의원 관련 기사를 올리면서 “우리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영화 <라이온 킹>처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적자, 정 의원이 “참 딱하다”고 맞받았다.
경준위의 결정 권한을 둘러싼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전날 경준위가 경선 일정과 방식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을 두고 “독단이 선을 넘었다. 당대표는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라”고 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 측 오신환 상황실장은 “전권을 위임받은 경준위 결정을 무시하는 행태에 심심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고 이 대표와 경준위에 힘을 실었다.
경준위가 열기로 한 오는 18, 25일 토론회는 다른 뇌관이다. 유 전 의원 측은 찬성 의사를 밝혔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공식 요청이 오면 캠프 관계자와 논의해 보겠다”고 명확한 참석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경준위 권한 해석과 연계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준위가 본경선 전에 후보 토론회를 여는 게 권한을 넘어선다는 시각이다.
경선버스 출발일 전까지 경선룰과 방식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 대표와의 갈등설을 잠재워 ‘안정적 1위 후보’의 면모를 보이는 동시에, 여러 곳에서 쏟아지는 ‘대세론 흔들기’를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유정인·박순봉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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