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만나는 정부 대표단, 수급 해결은 '글쎄'
[경향신문]
주중 협의…“확답받을 것”
생산 역량 부족 해결 어려워
다른 백신 추가 확보 힘써야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지연이 8~9월 백신 접종계획 차질로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방미 대표단을 꾸려 이번주 중 모더나와 실무협의를 진행키로 하면서 수급 문제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부는 모더나사와 협의해 향후 물량 확보에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적으로 모더나 측의 생산역량을 봤을 때 물량 공급 지연을 막을 방법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정부가 자체 생산 설비가 없는 모더나와 계약을 맺을 당시부터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했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다른 백신의 추가 확보에도 힘써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강도태 보건복지부 2차관을 대표로 하는 정부 대표단은 이번주 미국 모더나사를 찾아갈 예정이다. 벌써 세 차례나 공급 차질을 반복해온 모더나 측에 항의를 전달하고 재발 방지 논의를 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대표단은 모더나사와의 협의에서 8월 공급 물량이 밀린 데 대해 항의하고, 9월 물량은 차질 없이 보낸다는 확답을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초 백신의 구체적 공급 일정은 협의를 통해 정하기로 하고 계약서상에 따로 명시하지 않아 이번 공급 차질을 계약 위반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일각에선 모더나와 위탁생산 계약을 맺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달 말 생산을 시작하면 국내 공급이 우선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제안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시제품 검증 기간을 감안하면 9월 말~10월에나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 대표단이 모더나사와 만나 협의를 해도, 근본적으로 모더나 생산 공정상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공급 차질은 재현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모더나 측은 지난 7월 유럽 위탁생산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당초 7월 중순 공급하기로 했던 물량을 7월 말로 연기한 데 이어 8월 초로 다시 늦춰 보내온 바 있다. 이에 정부는 8월부터는 모더나의 미국 공장 생산 물량을 받기로 하면서 공급 물량이 제대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 역시 빗나갔다. 모더나 측이 유럽 공장 생산을 통해 나갔어야 할 물량을 미국 물량에서 당겨 쓰는 식으로 공급 조정에 나서며 공급 계획이 틀어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기종 대한백신학회 편집위원장은 “모더나는 백신을 대량생산할 시스템과 능력이 부족하다. 과학계·백신학계에서는 앞서서도 우려했던 부분”이라면서 “정부 대표단이 모더나 측을 만나도 (공급 물량 확약을 받는 것 외에) 별다른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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