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이는 대북정책.. "北, 무력도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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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막바지 남북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갈수록 꼬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선 복원으로 만들어진 화해 분위기는 한미연합훈련으로 불과 2주 만에 단절됐고, 북한이 연이어 도발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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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막바지 남북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지만, 갈수록 꼬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선 복원으로 만들어진 화해 분위기는 한미연합훈련으로 불과 2주 만에 단절됐고, 북한이 연이어 도발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빠른 시일 내 실질적 무력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에서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이 반전의 기회를 외면하고 10일부터 전쟁 연습을 또다시 벌여놓는 광기를 부리기 시작했다"며 "잘못된 선택으로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통전부장에 앞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 개시일이었던 10일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합동군사연습은 우리 국가를 힘으로 압살하려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지난 10일 오후 김 부부장의 담화 이후 남북 간 통신연락선 정기통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런 태도가 통신선 복원부터 짜여진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27일 통신선이 복원될 당시부터 한미연합훈련은 상당한 준비가 진행된 상태였고,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미국 측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북한도 잘 알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예상된 긴장국면"이라며 "북한이 내부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필요한 무기체계를 시험하려는 목적에서 이미 이 같은 상황을 프로그래밍 해 놓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 규모와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고 언급했다"며 "이 말 속에 북한의 셈법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이르면 다음주 중 북한의 무력도발이 한 두 차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의 필요에 따라 다음 달쯤 대외관계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여정 담화에 이어 김영철 담화에서도 무력도발을 예고한 만큼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며 "당분간 남북 통신선이 단절될 수 있고, 최악 상황으로는 해안포 사격 등 9·19 군사합의를 무력화하는 시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은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조금 더 일찍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았거나 통신선 복원 조건으로 훈련 중단을 제시했다면 그나마 진정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의도된 도발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통령 임기 말, 당장 눈앞의 성과에 집착해 북한에 끌려가는 수동적 남북관계를 만들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은 "정부가 대화하고 싶은 마음에 북한에 끌려가는 형국"이라며 "북한이 현재 자력갱생을 얘기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기 어려우니 여유를 갖고 입장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경제지원을 받는다 해도 남북관계나 북미관계를 열어놓지 않으면 중국에 끌려가게 된다"며 "균형 차원에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열어둘 가능성 있으니, 우리가 그걸 역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1차적으로 한미가 철저히 공조해 북한의 도발을 막는 것에 집중하고, 둘째는 긴 호흡으로 신중하게 남북관계 해결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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