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영혼'도 꽂혔다..SK이노베이션, 이유있는 BMR 베팅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배터리 사업 분할을 알린 SK이노베이션이 다음 목표는 BMR(Battery Metal Recycle·폐배터리 재활용)이었다. 친환경적 사업일 뿐 아니라 시장 전망도 밝다. 원가 절감을 통해 '반값 전기차' 시대도 앞당길 수 있어 SK이노베이션은 향후 BMR 사업을 배터리에 버금갈 '알짜 사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201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창업 초기부터 아마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이 후원하는 기금에서 투자를 유치받아 주목받았다.
더 유명한 것은 설립자인 J.B.스트라우벨이다. 스트라우벨은 2003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전기차가 미래"라고 확신시키고 15년간 테슬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그에 대해 단순 창업 멤버를 넘어 '테슬라 영혼의 일부'라고 평가했다.
스트라우벨은 전기차의 미래를 확신했듯, 폐배터리 미래에 대해서도 장담했다. 그는 전기차가 구동시에만 '탄소배출 제로'일 뿐 채굴, 제조, 폐기 전 과정이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주목,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 해결을 위해 레드우드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테크크런치 등에 따르면 현재 레드우드 기업가치는 약 37억달러다.
실제 폭스바겐, BMW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폐배터리 재활용 방안에 대해 활발히 연구중이고 폭스바겐은 올 초 독일에 관련 파일럿 공장도 가동했다. 테슬라도 지난해 말 네바다 기가팩토리에 자체 재활용 설비 1단계 설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전세계 판매량의 4%에 불과했지만 이는 2030년 34%, 2040년에는 70%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배터리 수요가 늘어남과 동시에 폐배터리도 쏟아지게 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각국의 환경 규제나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친환경차 비중 확대 계획이 쏟아지는 등, 글로벌 정책 환경 변화속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함께 커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들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4일 BMR 사업을 소개한 것도 이같은 트렌드와 시장성에 근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높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현재 수산화리튬 추출 분야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기업은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배터리 시장에서 갖는 포지션보다 훨씬 뛰어난 포지션을 점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수산화리튬 선회수 기술을 세계 최초로 확보했다. 현재 버려진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추출할 수 있는 광물은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이다. 이 중에서도 화학적으로 결합돼 있는 리튬을 떼어내는 데 고난이도 기술이 요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을 먼저 제거하지 않고 다른 금속들을 추출할 경우, 회수율이 낮아지는 문제도 발생한다.
또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는 SK이노베이션의 수산화리튬 추출 기술을 통해 얻은 리튬은 채굴 방식 대비 74%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면 배터리, 궁극적으로 전기차 제조원가도 낮아질 수 있다. NCM 811 배터리셀 기준 제조 원가의 약 24.7%를 니켈이, 12.2%를 리튬이 차지한다.
SK이노베이션은 공장 가동도 염두에 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2년 초 BMR 시험 공장을 완공하고 2025년 상업공장을 가동할 것"이라며 "2025년 약 6만톤의 재활용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접근성을 고려해 미국, 유럽, 중국 등에 공장 진출 가능성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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