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준위 '토론회' 논란 "독단 결정" vs "존중해야"

전민경 2021. 8. 1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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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오는 18일과 25일 당 대선주자들의 토론회를 추진하면서 당내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모양새다.

경준위의 권한을 두고 이준석 대표는 '지도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기구'라며 토론회 개최 방침을 재확인한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준위의 월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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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경준위 권한 아냐"..절차 지적 나와
이준석 vs 정진석 갈등도 지속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경북 상주시 청리면 한국교통안전공단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서 개인택시면허 양수 교육에 참가해 점심식사 후 오후 실습을 위해 이동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News1 공정식 기자 /사진=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오는 18일과 25일 당 대선주자들의 토론회를 추진하면서 당내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모양새다.

경준위의 권한을 두고 이준석 대표는 '지도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기구'라며 토론회 개최 방침을 재확인한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준위의 월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대선주자들 간에도 찬반 논란이 불거지는 등 경선버스 출발 전부터 불협화음이 표출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1일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토론회를 하거나 쪽방촌에서의 봉사활동은 경준위가 출범할 때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고 그런 것을 하겠다고 보고한 적도 없고 하라고 (최고위원회에서) 용인한 적도 없다"며 경준위의 권한을 문제삼았다.

김 위원은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불공정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며 "경선 선거운동의 하나로 합동 토론회 또는 TV토론 등이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지만 이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권한"이라고 지적했다. 또 "'윤 전 총장의 약점을 일부러 드러내겠다'는 의도로 오해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최재형 캠프의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어제 발표된 후보자 토론회는 절차적 문제점이 있다"며 "경선 후보 등록이 오는 8월말인데 후보 등록도 안 된 상태에서 이벤트성으로 당내 주자간 토론회가 결정됐다. 민주주의는 절차가 중요할 뿐아니라 이 결정은 상식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정 전 의장은 이준석 대표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번 당대표의 최우선 임무는 정권교체"라며 "경선 시작하기도 전에 장내 특정후보와 갈등이나 집안싸움으로 비춰져서는 안된다"고 일침했다.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절차적 문제를 짚었다. 원 전 지사는 "경준위의 독단이 선을 넘었다"며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 사안에 대한 우리 당의 최고의사결정 기구는 최고위원회"라면서 "최고위원회는 후보 토론회를 포함하여 경선의 일정과 방식, 프로그램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여 결정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를 향해서도 "당 대표 임무는 경선 심판 보는 자리가 아니다. 더군다나 경선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내는 자리일 수 없다"면서 "지금이라도 당 대표는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전력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측은 김재원 최고위원의 의견에 강하게 반박했다.

유승민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오신환 전 의원과 대변인인 김웅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준위의 결정을 김 최고위원이 언론과 SNS를 통해 무시하고 있는 행태에 대해 심심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면서 "국민의힘은 김재원 최고위원 개인의 사당(私黨)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도부가 함게 논의 하고 각 후보 캠프의 의견을 모아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를 본인이 공개적으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들고 나오는 행태는 구태 중의 구태"라고 맹비난했다. 또 "과거 '진박(眞박근혜) 감별사'라고 했던 그가 지금 '진윤(眞윤석열) 감별사'를 자처했다"고도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일부터 휴가를 보내고 있는 이준석 대표는 이날도 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정진석 의원과 SNS 공방을 벌였다.

이날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적힌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다"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돌고래·멸치 발언'으로 공방을 벌인 바 있는 이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돌고래팀은 그게 불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정 의원을 직격했다.

이후 정 의원은 다시 글을 올려 "오바마의 좋은 글을 올렸을 뿐인데, 참 딱하다"면서 이 대표를 거듭 정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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