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北김영철의 위협.."엄청난 위기 느끼게 할것"
1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이)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며 위협했다.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전날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 이어 이틀 연속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낸 것이다. 김 부장은 "북남관계 개선의 기회를 제 손으로 날려 보내고 우리의 선의에 적대행위로 대답한 대가에 대해 똑바로 알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예경 기자]
이틀 연속 대남비난 담화
남북관계 악화 南에 책임
군사행동 가능성 높아져
북한 내부 경제난 감안땐
ICBM 등 美 자극 안할 듯
통일부, 대화재개 촉구 속
미국은 "방어적 훈련" 강조
전문가들은 북한이 감행할 수 있는 카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곧바로 한반도 긴장을 극대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우선 지난 3월 김여정이 언급한 조치들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있다.
당시 김여정은 전반기 한미연합훈련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대남 대화기구) 정리 △금강산국제관광국 폐지 △9·19 남북군사합의서 무효화 등 세 가지를 상응 조치로 예고한 바 있다. 이미 2018년 이후 남북 간 대화 단절로 유명무실해진 조평통에 대한 폐지 선언을 하는 것이 북한 입장에선 부담이 가장 덜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력시위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6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된 이후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개성공단에 화력구분대(포병 대대 이하) 배치 △DMZ 민경초소(GP) 재진출 △최전방지역 1호 전투근무체계 격상 △대남 전단 살포의 군사적 보장 등 네 가지 군사 행동을 추가 조치로 내세웠다. 북한은 당시 이 같은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발표한 뒤 일주일 만에 이를 보류하겠다고 밝히며 우리 정부 길들이기에 나선 바 있다. 이처럼 이번에도 대남 군사행동계획을 재차 발표하고 분위기를 살피는 전략을 펼 수도 있다.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한반도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도 있다. 북한은 전반기 한미연합훈련 종료 직후인 지난 3월 21일 서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쏜 데 이어 나흘 뒤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바 있다. 특히 KN-23 개량형은 북한이 한 차례밖에 시험발사하지 않은 무기체계여서 북한 입장에선 추가 시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다만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으로 '레드라인'을 넘어 미국을 직접 자극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해, 경제난, 코로나19 백신 부족 등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내부 상황을 고려하면 한반도 정세를 파국으로 몰고 가기에는 북한으로선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라고까지 밝혔으니 모종의 상응 조치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명분을 확보하는 선에서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서 북한의 첫 도발을 지켜보고 있는 미국 정부는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 하면서 외교적 대화라는 정공법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5시 북한이 통신연락망을 단절하자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약 5시간 만에 즉시 통화를 하고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북한의 도발에 양국이 외교적 노력으로 응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이어 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미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는 원론적 발언을 반복하면서도 "남북 대화를 지지하고 한국 파트너들과 끝까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11일 입장문에서 "한미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이라며 대화를 촉구하는 등 미국과 거의 똑같은 입장을 내놨다.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 한예경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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