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어르기' 나선 정부.."한미훈련은 방어적 성격" 강조
통일부 통해 2차례 입장 발표..북한이 수용할까?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부가 한미연합군사훈련 '사전연습'에 발끈해 연이어 비난 담화를 쏟아낸 '북한 어르기'에 나선 모습이다.
정부는 11일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 통일전선부장이 올 후반기 한미훈련을 비난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하자, 2차례 관련 입장을 내면서 "한미훈련은 방어적 성격"임을 강조했다.
김 부장이 이번 담화에서 "안보위기"를 언급하는 등 사실상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시사하자, 우리 정부 또한 '위기관리 대응'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장은 이날 오전 7시쯤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전날 김여정 당 중앙위 부부장과 마찬가지로 한미훈련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김 부장은 "남조선과 미국이 변함없이 우리 국가(북한)와의 대결을 선택한 이상 우리도 다른 선택이란 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하다"며 "우린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 없이 진행해갈 것"이라고밝혔다.
이와 관련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오전 10시쯤 "김 부장 담화는 어제(10일)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를 재확인하는 내용"이라며 "정부는 향후 상황을 예단하지 않고 북한의 태도 등을 면밀하게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후 오전 11시30분쯤엔 '김 부장 담화에 대한 유관부처 입장을 종합한 정부 입장'이라며 한미훈련의 취지를 설명하고 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는 추가 입장에서 "한미훈련이 방어적 성격으로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면서 "이번 훈련은 이런 입장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등 군사적 수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여건 조성 등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한반도 평화·안정,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선 당사자 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이처럼 한미훈련 취지를 설명한 건 북한이 연이은 담화에서 이번 훈련을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 "선제 타격을 골자로 하는 작전계획" "전쟁시연회, 핵전쟁 예비연습" "침락적 성격"이란 표현을 쓴 데 따른 대응으로 읽힌다.
군 당국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한미연합사령부 주관 올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연습(21-2-CCPT)은 오는 16~26일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도상훈련(CPX)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우리 군은 10일부터 합동참모본부 주관으로 CCPT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를 진행 중이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한미훈련 관련 추가 입장은 원론적인 내용이긴 하나, 이번 훈련에 대한 북한의 '오해'를 풀고, 그 정당성과 당위성을 설명하는 동시에, 북한의 추가적인 비난 담화나 군사적 도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정부의 이 같은 설명을 북한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북한은 전날 오후부터 남북한 당국 간 통신선을 통한 우리 측의 정기통화 시도에 계속 불응하고 있다. 북한은 11일 오전·오후 예정돼 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군 통신선 정기통화 때도 우리 측의 호출에 '무응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북한의 움직임을 살피며 '접촉'을 계속 시도하면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무력도발이 현실화되는 상황도 함께 대비해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안정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남북이 서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북한의 연이은 한미훈련 비난 담화 등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지 않았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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