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티바 "바이오 허브 韓에 공장 설립 검토"
美FDA 승인받은 바이오의약품
75%는 싸이티바 제품으로 제조
한국엔 삼바·셀트리온 같은
월드클래스 제조사 몰려있어
바이오 사업하기에 좋은 나라
철은 ‘산업의 쌀’로 불린다. 자동차 전자 조선 등 안 쓰이는 분야가 없어서다. 질 좋은 철강을 국내 기업에 공급한 포스코가 한국을 제조 강국으로 이끈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이유다.
싸이티바(옛 GE헬스케어 생명과학부문)는 글로벌 바이오업계의 포스코 같은 존재다. 세포배양기 등 이 회사가 만드는 850여 개 제품을 쓰지 않는 바이오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바이오의약품의 75%는 싸이티바 제품으로 만든 의약품이다. “싸이티바 공장이 서면 바이오업계도 멈춘다”는 얘기가 나온 배경이다.
에마뉘엘 리그너 회장은 이런 싸이티바를 2017년부터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지난해 ‘주인’이 GE에서 다나허(미국)로 바뀌었는데도 자리를 지켰다. 작년 초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처음 방한한 리그너 회장을 11일 만났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가 배우고 싶어 하는 바이오 성공 스토리를 쓴 나라”라며 “한국에 공장 설립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방한했다”고 말했다.
▷싸이티바에 대해 소개해달라.
“항암제부터 코로나19 백신까지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에 필요한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세포배양기 등 850여 개 제품과 서비스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생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란 점에서 ‘바이오의 심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매출은 5조원 안팎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성장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에는 어떤 제품을 공급하나.
“한국은 미국, 중국에 이은 싸이티바의 3대 시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도 우리 고객이다. 싸이티바는 바이오 생산공장과 운영 시스템을 통째로 만들어주는 사업도 한다. 아이디어와 기술 그리고 돈이 있으면 나머지는 싸이티바가 해결해줄 수 있다. 생산 품목과 허가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빠르면 의뢰받은 지 18개월 안에 첫 제품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현재 바이오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몇몇 한국 대기업과 생산시설 구축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번 방한 목적은.
“한국 고객사들의 목소리를 듣는 게 첫 번째다. 바이오의약품을 만들 때 핵심 부자재인 일회용 세포배양백 공장 설립 여부를 검토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바이오의약품 수요가 늘면서 싸이티바의 생산 능력도 꽉 찼다. 그래서 향후 2년간 15억달러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일부를 한국에 투입할지 고려하고 있다. 초기 검토 단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곧 발표할 정도로 진행된 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만나 투자 환경과 정부 지원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한국에 공장을 지으려는 이유는.
“한국은 바이오의약품 제조 허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세계적인 제조업체들이 포진해 있고 다양한 바이오 벤처도 있다. 싸이티바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함께 각국 바이오산업이 코로나19 이후 얼마나 빨리 회복했는지(회복탄력성) 분석했는데, 한국이 전 세계 7위, 아시아 1위였다. 사람(높은 교육 수준과 열정)과 기업(과감한 투자), 정부(환경 조성)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강점은.
“스피드다. 셀트리온, 삼성, SK 모두 신속한 투자로 단기간에 ‘월드 클래스’가 됐다. 한국의 바이오 성장전략은 위탁생산(CMO)→바이오시밀러 개발·생산→신약 개발·생산으로 요약된다. 옳은 방향이다. 한국 기업들은 CMO에 힘을 쏟은 덕분에 탄탄한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여기에 아이디어와 기술을 덧붙여나가면 된다. 바이오산업의 트렌드가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도 여기에 맞춰 나가야 할 것 같다.”
▷바이오 기업 주식 투자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사업 특성상 수많은 바이오 기업을 지켜봐왔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건 딱 두 가지였다. 바로 과학과 인재다. 해당 회사가 연구하는 아이템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그리고 그걸 현실화할 인재가 있는지만 보면 된다. 돈은 과학과 인재만 있으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오상헌/이선아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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