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 알바' 나선 정의당 대표..현장 행보로 '차별화'하면서 대선 준비 시동
[경향신문]
정의당이 내년 3월 대선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단계를 하나 둘 밟아가고 있다. 여영국 대표가 11일 호프집에서 일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코로나19로 피폐해진 소상공인들의 일상을 체험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과 언론중재법 등 사안에서도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현장 행보와 차별화된 메시지를 통해 거대 양당의 전유물이 돼 버린 대선 무대에서 ‘진보 빅텐트’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여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수원의 한 주점에서 일일 아르바이트를 한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애환을 직접 체험해보는 목적이다. 여 대표가 “불안정한 노동 현장과 자영업자의 삶터를 찾겠다”며 이달 초 시작한 ‘현장 속으로’의 두 번째 행보다. 앞서 여 대표는 지난 6일 경기 화성시의 한 화물창고에서 물류 하차작업을 직접 해보며 화물운송 플랫폼 노동자의 일상을 체험했다.
21대 국회 들어 더불어민주당의 과반 의석 점유로 양당 체제가 공고해진 데다가, 올해 초 김종철 전 대표 성추행 파문 등 내우외환을 거치며 여의도에서 정의당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이날 여 대표의 행보는 비정규직·소상공인 등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취약 계층의 삶을 챙기는 현장 활동으로 거대 양당과의 차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정의당의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정의당의 대선 주자로는 심상정·이정미 전 대표와 황순식 경기도당 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다만 ‘또 심상정이냐’는 내부의 피로감도 만만치 않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에서 “그동안 ‘어대심(어차피 대선 후보는 심상정)’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당의 새로운 활력이나 변화를 위해서는 치열한 경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당 안팎의 기대”라고 말했다. 인물난 해소와 외연 확장을 위해 여 대표는 최근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만나 정치 참여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은 지난 6월 대선준비단을 띄우며 “반기득권 정치동맹의 플랫폼이 되겠다”라며 범진보 진영이 참여하는 ‘빅텐트’ 구상을 밝힌 바 있다. 각계 각층의 인사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는 ‘직설청취’ 세미나도 열고 있다. 정의당은 10월 하순 최종 대선후보 선출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오는 22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경선 일정을 포함한 대선기본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배 원내대표는 “전국위 개최 후 각 주자들을 중심으로 현재의 시대적 과제에 대한 정책적 쟁점들이 부각이 될 거라고 본다. 정의당은 첫 번째 과제로 기후위기 문제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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