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은 인질로 묶여있어도 스펙터클한 배우"

서정원 2021. 8. 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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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질' 필감성 감독
'배우 황정민' 납치됐다는 설정
인질범에 잡힌 극한 상황속
스릴 넘치는 탈출 연기 압권
황정민(배우)이 황정민(배역)을 연기한다. 어디까지가 연기자 황정민이고, 어디까지가 인간 황정민인가.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인질'은 오롯이 황정민에게 주목해 황정민의 모든 것을 끌어내는 작품이다. 11일 온라인으로 만난 필감성 감독(44·사진)은 "영화를 찍기 전 생각했던 황정민보다 실제 황정민은 더욱 뜨겁고 열정적인 배우였다"며 "'인간 황정민'의 다양한 모습들을 영화에 담아냈다"고 했다.

극 중에서도 황정민은 유명한 연기자다. 영화는 서두에 황정민의 유명한 2005년 청룡영화상 수상 소감을 그대로 보여주며 이 점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60명 정도 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그렇게 멋진 밥상을 차려놔요. 그냥 저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거든요." 톱스타 황정민이 제작보고회를 마치고 집으로 홀로 돌아가던 중 우연히 시비가 붙은 괴한들에게 납치된다. 이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한 황정민의 사투가 90여 분간 펼쳐진다.

여러 배우들 중 왜 과연 황정민이었을까. 필 감독은 "주인공이 영화에서 대부분 의자에 묶여 있는 채로 나온다. 이 상황에서 상반신만을 클로즈업해도 스펙터클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내겐 황정민밖에 없었다"고 했다. 황정민의 역할은 또 있다. 범죄 액션 영화의 특성상 나올 수밖에 없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을 다소 중화해준다. "부라더" "드루와" 같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그의 유행어를 익살스럽게 활용하면서다. 감독은 "영화에서 숨구멍이 돼 줄 에피소드들을 황정민은 원래부터 갖고 있는 배우였다"고 했다.

황정민의 실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영화는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영화 속에서 소품으로 나오는 에코백은 황정민이 일상에서 실제로 쓰는 물건이다. 회식이 끝나고 매니저 없이 혼자 집으로 가는 것 또한 평소 황정민의 성향이다. 황정민의 의견으로 시나리오가 바뀐 대목도 있다. 영화 속 황정민이 편의점 앞에서 인질범과 충돌할 때 원래는 조용히 숙이고 돌아가는 걸로 돼 있었는데 "나는 그렇지 않다"는 배우 의견에 따라 제법 격한 장면으로 수정됐다. 인질범에게 잡혀 있는 극한 상황에서 바지에 오줌을 지리는 장면도 황정민의 아이디어다.

필 감독은 "황정민에게선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나와 좋은 아이디어는 족족 반영했다"고 말했다.

상대 배우인 인질범들도 황정민 맞춤형이다. 5명 선발하는 데 1000명 넘게 몰린 오디션에서 필 감독은 "'황정민 앞에서도 졸지 않고 그를 압박할 수 있는가'를 주요 기준으로 삼았다"고 했다. "황정민과 대치하는 상황에서 눈빛으로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습니다. 감사하게도 황정민 배우가 같이 참여해 오디션 배우들의 상대역을 해주셔서 훨씬 편했습니다. 황정민과 같이 화면에 나올 때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나는지를 볼 수 있었죠."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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