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 토론만 20회..흥행 묘수될까, 분란 씨앗될까
[경향신문]
흥행 묘수일까, 분란 씨앗일까.
최대 20차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토론회를 두고 당 지도부와 대선 주자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흥행 효과’와 ‘말할 기회’를 강조하지만, 기존 당내 주자들만 유리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된다.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 권한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는 휴가 사흘째인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경선 토론을 두고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돌고래팀은 그게 불편한 것”이라고 적었다. 오는 18일로 확정된 대선 예비후보 1차 토론회를 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에서 불만을 내비치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대선 흥행을 위해 후보간 토론회를 다양한 방식으로 최대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당대표 후보 시절이던 지난 6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도 그는 경선 흥행을 위한 아이디어로 ‘2대2 팀 토론 배틀’ 등을 우선 거론했다. 당시 이 대표는 “이를테면 홍준표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이 팀을 꾸려 토론에 나선다고 상상해보라. 토론 준비 과정부터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을 것”이라며 “같은 팀이 된 대선 경쟁자가 토론에서 위기에 빠졌을 때,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외면할 수도 있다. 도움주는 척하며 오히려 공격을 하는 선택지도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출연했던 TV 예능 프로그램 <지니어스>를 거론하며 “당시 방송이 상금 1억원을 걸고, 도전자들의 내면을 보여줬다면 대권을 걸고 펼치는 토론 역시 후보들의 내면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게 될 것”이라며 “무조건 흥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준위가 전날 발표한 토론 중심의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도 이 같은 이 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오는 18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예비경선 정책 토론회를 열고 이후 1·2차 컷오프에도 봉사활동과 압박면접, 방송사 토론회, 청년 콜라보 토론회, 팀 배틀 토론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2차례 컷오프를 통과한 최종후보 4인도 마지막 경선 승리까지 10차례 토론회를 더 거쳐야 한다. 최대 20차례에 달하는 가혹한 토론 레이스를 통해 검증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토론회 흥행 효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존 당내 후보들만 빛을 본다는 불만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처럼 ‘여의도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로서는 계속되는 토론회로 인한 부담이 작지 않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재선의원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18일 토론회 참석 여부에 대해 “공식요청도 안왔다고 들었다”면서 “요청이 오면 캠프 관계자들과 논의해 보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윤 전 총장 캠프 내부에서는 참석을 두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원장 측은 토론회 참석을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토론회 첫 주제로 경제 분야가 선정된 것을 두고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반면 상대적으로 토론에 익숙한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은 18일 토론회에 참석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특히 유 전 의원 측은 대선 캠프 상황실장을 맡은 오신환 전 의원이 국회 회견에서 “토론 많이 하고 본인들 많이 알리는 것은 후보의 기본태도이고 국민에 대한 도리인데, 그것을 거부하고 회피하는데 어떤 이유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히는 등 경쟁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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