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나이트', 알고 보면 더욱 놀라운 비하인드 전격 공개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개봉 후 관객들의 찬사 속에 N차 관람 필수 영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영화 ‘그린 나이트’의 알고 보면 더욱 놀라운 흥미진진 비하인드가 공개되었다.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윌로우’ 캐릭터
데이빗 로워리 감독은 대학교 1학년 때 영문학 수업에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 등 서양 고전 문학 작품을 배우면서 ‘가웨인 경과 녹색의 기사’ 시를 읽었고, 20년 동안 머릿속에 담아두었다.
여러 작품을 하다가 쉬던 중, 우연히 어릴 적 보았던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 ‘윌로우’의 캐릭터 인형 몇 개를 발견하고는 자신만의 서사시적인 판타지 모험담을 구상했고, 각본은 총 3주에 걸쳐 완성했다. 첫 장면에 등장한 남녀는 ‘일리아드’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의 파리스와 헬레네이고, 가웨인의 여정은 ‘오디세이’의 오디세이가 귀향하면서 겪은 모험담과 유사하다.
*007 제임스 본드와 대척점에 있는 가웨인
피츠버그 대학에서 영화의 원작인 ‘가웨인과 녹색의 기사’를 강의한 중세 연구가 짐 냅은 “이 서사시적인 여정에서 아서왕의 궁정에서 특권을 누리던 가웨인은 내면적으로 성숙해지고 명예를 얻는 법을 알게 된다”면서 “가웨인은 제임스 본드와 같은 현대판 영웅과는 정반대에 있는 인물”이라며 비교했다. “여러 유혹을 견뎌내는 과정 속에 완벽해지길 원하고 노력하고 훌륭한 전사가 되는 것에서 사회적인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는, 그야말로 완벽을 추구하는 오늘날 많은 젊은이들과 같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가웨인과 현재의 가웨인
성주 역의 조엘 에저튼은 2004년 안톤 후쿠아 감독의 영화 ‘킹 아서’에서 가웨인 경을 연기한 바 있다. 이 부분이 캐스팅의 결정적인 이유였고 로워리 감독은 그런 연기 경험이 이어진다는 점이 사소하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정말 마음에 들었다고.
*아일랜드에서 돌아온 자
영화는 웨일스의 풍경, 날씨, 성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일랜드 위클로주에서 촬영했다. 더블린과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위클로주는 40여 년 전 스탠릭 큐브릭의 ‘배리 린든’과 존 부어만 감독의 ‘엑스칼리버’가 촬영된 장소다. 아일랜드의 날씨 특성상 악천후와 혹독한 추위, 우박을 동반한 폭풍우까지 겪었다. 촬영 기간 중 거의 대부분을 야외에서 말 위에 앉아 보냈던 파텔은 “아일랜드의 대자연에서 4시간을 촬영하고 나면, 마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진짜 친구가 된 말
말 위에 올라타 본 적도 없었던 데브 파텔은 승마 훈련을 하면서 가웨인 역의 연기를 준비했다. 동물 조련사가 셰틀랜드종 조랑말을 데려왔는데 파텔은 키가 너무 크고 말은 너무 작아서 그 모습이 조화롭지 못했다. 그래서 알바니라는 이름의 말로 교체되었다. 이 말은 워낙 개성이 강한 성격이라 잘 구슬려야만 했고 파텔은 매일 촬영 시작 전에 말에게 사과를 주면서 친해졌다. 아일랜드에서의 촬영이 끝나갈 때 파텔과 말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인기폭발 말하는 여우
주인공 가웨인의 여정을 함께하는 ‘말하는 여우’는 원작 시에서는 버틸락 성주의 하인이었다. 하지만 로워리 감독은 이 역할을 사람의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원작에서 성주의 세 번의 사냥을 모두 포함하긴 어려웠고, 중요한 캐릭터 하나를 동물로 만들면 원작의 주제를 내비칠 수 있다고 생각해 세 번째 사냥감인 여우를 등장시켰다”고 밝혔다. 로봇 인형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했다가 최종적으로 웨타 디지털의 전문가들이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모건 르 페이의 정체
모건 르 페이는 원작에서는 가웨인의 이모이지만 영화에서는 인물들의 가족 관계를 바꿔 엄마로 설정해 원작 이야기를 독창적으로 수정해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들었다. 남성이 지배적인 텍스트에서 여성도 지배할 수 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로 영화에서도 남성들을 막후에서 조종해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볼 수도 있다.
원작에서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의 용기를 시험하고자 성주를 녹색 기사로 변신시켰고, 영화에서는 자신의 아들을 세상에 밀어 넣어 기사로서의 기질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녹색 기사를 보낸다. 모건 르 페이는 버틸락 성의 수수께끼 같은 눈먼 여성이자 여우로도 나온다. 또 귀부인과 에셀을 동일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녹색 기사의 정체 그리고 최고의 엔딩
가웨인이 초록 예배당에서 잠들어 있는 녹색기사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희미하게 녹색 기사의 얼굴에 영주, 아서왕, 에셀, 귀부인, 모건 르 페이, 가웨인의 얼굴이 절묘하게 겹쳐진다. 이는 모든 인물들의 양면적인 면모와 지금까지의 여정에서의 만남과 인연이 하나의 목적을 향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마지막 가웨인의 얼굴은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뜻한다.
최고의 명장면이라 불리는 엔딩 시퀀스는 가웨인이 만약에라는 가정을 보여준다. 감독은 사실 좀 더 명확한 다른 엔딩을 구상하고 있었지만 현재의 엔딩이 열린 결말로서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분명히 해 선택했다.
영화 ‘그린 나이트’는 가웨인 경과 녹색 기사의 명예를 건 목 베기 게임과 5개의 관문을 거쳐야 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 대서사 어드벤처 블록버스터이다. ‘반지의 제왕’ J. R. R. 톨킨이 처음 소개한 전설적인 고전 걸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시각적 황홀함의 최대치를 선사한다. 탐미적인 영상으로 펼쳐내는 예술적인 화면의 향연이 압권이다.
눈부신 비주얼, 장엄한 풍광, 환상적인 시퀀스들로 미술관에 온듯한 경험을 선사해 단연 올해의 영화이자 완벽한 걸작이라는 찬사를 이끌었다. 관객들은 이제껏 보지 못한 영화적 체험에 대해 경이롭다며 극찬을 쏟아냈고, 영화가 품은 숨은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서 N차 관람을 이어가고 있다. 다회차를 할수록 영화를 해석하며 지나쳤던 것을 찾아가는 재미를 전하며 반드시 큰 극장에서 봐야 한다고 자발적인 추천으로 입소문 흥행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그린 나이트’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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