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일구회 '상행하효' 선배들이 제역할 못했다
사과문에서 일구회는 “최근 프로야구계는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잇따른 추문과 도쿄올림픽에서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팬들의 질타와 비난을 받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가 한국 최고의 프로스포츠가 된 데는 구성원들의 노력도 있었지만 팬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 관심과 사랑에 부응하지 않고 팬서비스와 같은 기본적인 소양의 부족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을 언행을 일삼고 있다”라고 고개숙였다.
이어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천만 관중의 시대를 열며 양적 성장은 이루었지만 팬을 대하는 태도나 사회적 위상에 걸맞은 공헌 등 질적 성장은 더딘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단순히 그런 언행을 한 현역 선수만의 문제가 아닌 야구 선배들이 제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 있어 은퇴 선수를 대표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최근 불거진 문제에 대해선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 속에서 코로나가 확산하는 엄중한 시기에 방역수칙을 어기며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과 술판을 벌여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팬의 시선은 시베리아 벌판에 부는 바람보다 더 차가워졌다. 게다가, 후반기를 앞둔 시점에 음주운전까지 나와 프로야구계를 지탄하는 목소리는 더더욱 커지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건·사고를 일으킨 선수들의 잘못에 대해 팬의 질타와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야구 선배로 그들의 잘못을 지적할 수는 있지만 우리는 얼마나 그로부터 자유롭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는 것 역시 사실이다. 돌이켜보면 지금의 야구계 상황은 우리 야구 선배들이 제대로 모범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행하효’라는 옛말이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의미인데, 우리 야구 선배가 맑은 윗물이 되지 못해 아랫물이 흐리게 된 것 같다”고 거듭 사과했다.
윤 회장은 “1982년 3월 27일,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한국 프로야구 개막식에서 영광스럽게도 나는 모든 선수를 대표해 선서했다. 그때 프로야구의 캐치프레이즈는 ‘어린이에게 꿈을, 젊은이에게 정열을, 온 국민에겐 건전한 여가선용을’이었다. 그렇게 시작한 프로야구가, 40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을 지키고 있지 못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그 책임으로부터 나를 비롯한 은퇴한 야구인들도 자유롭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해결방법으로는 “기량 발전 중심의 야구보다는 야구 본연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야구를 통해 규정을 지키는 준법정신,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단결력, 결과보다는 과정 중심주의, 실패를 통한 성장 등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 학교 단위라면 선생님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며, 은퇴 선수들이 여러 학교를 돌며 방과 후 수업 등으로 힘을 보탤 수 있다. 앞으로 일구회는 한국야구소프트볼협회 등과 협의해 나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프로선수에 대해선 “신인급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매년 신인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미비한 게 사실이다. 미국만 해도, 마이너리그의 루키리그나 싱글에이 등의 수준에서는 스프링캠프에서 거의 매일 오후에는 그 팀의 레전드 등을 초빙해 프로선수로서 자세나 루틴 등 여러 가지를 알려준다. 그런 시간이 한국 프로야구에도 더 필요하다. 일구회는 KBO와 구단 등과 연계해서 그런 역할을 해나가려고 한다”라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KBO리그가 한국 최고의 스포츠 리그가 된 데는 팬 여러분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KBO와 구단들, 지도자들, 그리고 선수들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분발해야 한다. 다시 한번 야구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지 못한 점에 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고 사과의 글을 맺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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