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휴전(?)'..이낙연측 경선불복론 발언으로 與 또 '시끌시끌'

이낙연측 설훈 또 "지지자 설득하겠지만..먹힐 것 같지 않다"
이재명측, 공식 대응 자제..김두관 "이낙연측, 적반하장" 일침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합동 TV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인사 나누고 있다. 2021.7.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11일 이른바 '경선 불복론'을 놓고 여권 내 잡음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의 선대위원장인 설훈 민주당 의원이 또다시 경선 불복 논란으로 해석될 수 있는 듯한 발언을 했다.

설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낙연을 지지하는 분들의 32% 정도가 이재명 후보로 정해지면 지지 못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 역대 이런 현상이 없었다"며 "당에서 경선을 하더라도 하나가 되면 다 따라서 함께 하는 게 통례였는데 이번만큼은 독특하게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무조건 원팀으로 가는데, 그 32%를 어떻게 우리가 설득해서 함께 합류할 수 있도록 해낼 것이냐, 이것이 중요한데 참 답이 안 나온다"며 "결과를 놓고 보면 2~3% 차이로 본선에서 당락이 결정될 것인데 32%를 보면 당선이 안 되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또 "(32%의) 심리는 이재명 후보가 형수에 대해 욕설한 녹음을 들어보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녹음 들어보신 분들은 전부 다 일관되게 하는 얘기"라며 "이재명 지사의 인성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최선을 다해 얘기하겠지만, 제 설득이 그분들에게 먹혀들어 갈 것 같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측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이 지사가 지난 8일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며 "이에 따라 캠프에서는 아직 설 의원의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 의원의 발언을 두고 이 지사 캠프 내부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 지사 측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설 의원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라며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이 지사에 대한 이 전 대표 지지층의 비난 수위가 강하더라도) 이번 발언은 선을 넘었다"고 토로했다.

이 지사와 달리 최근 경선 불복론을 두고 이 전 대표 측과 대립각을 세운 김두관 의원은 이 전 대표 측이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인다며 대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낙연 후보를 지지한 분들 중 31%가 이재명 후보로 대선 후보가 확정되면 지지하지 않겠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며 "설 선대위원장이 안 찍겠다는 31%를 설득해서 이재명 후보라도 찍게 하겠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 의원에 대한 징계를 주장해온 김 의원은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고 계속 고집을 부리면 이낙연 캠프 측에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제 발언에 대해 오히려 오영훈 수석대변인과 설 선대위원장이 경고한다는데 적반하장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탄핵 대열에 앞장선 이낙연 후보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 제가 지지할지 참 장담하기 어렵다, 우리 지지자들을 설득해서 이낙연 후보를 찍으라고 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하면 경선 불복인가"고 되물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네거티브 중단 선언 후 양쪽 진영의 갈등 진화에 애를 쓰고 있지만 먹혀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분열과 갈등은 저희 내부의 가장 큰 적이 아닐 수 없다"며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재현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스타 플레이어'도 좋지만 '시스템 플레이어'가 좋다고 말한적이 있다"며 "저희당 여섯 명 대선후보의 스타성이 이미 입증된 만큼 우리당의 가장 뛰어난 스타 플레이어들이 펼치는 시스템 플레이를 앞으로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송영길 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일체 네거티브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것이 구체적 신뢰로 쌓이려면 후보들 본인은 물론이고 각 후보 지지하는 국회의원이나 (캠프) 대변인분들이 그 후보들의 취지를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