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지키는 사람이 호구되는 토대에선 방역 성공할 수 없어"[전문]

김소연 2021. 8. 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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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거리두기 4단계..확진자 2천명 돌파에 일침
허지웅. 사진| 허지웅 SNS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00명을 돌파한 가운데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허지웅은 11일 인스타그램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천명을 돌파했다"면서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 그리고 휴가철에 이동한 사람들로 인해 비수도권의 지역 사회 내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장 현행 4단계가 확진자 수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는지에 관한 의문이 이어진다. 자영업자를 비롯해 방역지침을 따르고 지키는 사람에게 전가되는 고통은 그대로인데 위반한 사람들에 대한 제재는 충분하지 않다"며 "지키는 사람들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의 양상이 뚜렷하게 갈라져 공존하고 있고 그에 따른 피해는 공동체 전체가 감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허지웅은 "고통과 위험의 분산은 우리가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더불어 살아나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게 제대로 굴러가려면 권리와 책임이라는 원칙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반의 방역이 성공적이었던 이유는 지키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방역이 제자리 걸음인 이유는 지키는 사람들이 자부심 대신 박탈감과 피해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현재 방역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이어 "지침을 어긴 교회에서 민주노총 도심 집회에서 휴가지에서 확진자가 몇 명 나왔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면서도 "이웃을 배려해봤지 결국 내 손해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퍼뜨렸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지웅은 "지키는 사람이 호구가 되고 지키지 않는 사람이 부끄럽지 않은 토대 위에선 그 어떤 방역도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지키는 사람은 가족과 이웃을 위해 내 몫을 해냈다는 기쁨을 누리고 지키지 않는 사람은 이웃과 이웃 사이의 신뢰를 져버린 데 대한 충분한 책임을 지고 반복하지 않는 것. 거기에서 우리의 방역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22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한 뒤 2000명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전문가들은 당분간 확산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음은 허지웅 글 전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천명을 돌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변이바이러스, 그리고 휴가철에 이동한 사람들로 인해 비수도권의 지역사회 내 감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당장 현행 4단계가 확진자 수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는지에 관한 의문이 이어집니다. 자영업자를 비롯해 방역지침을 따르고 지키는 사람에게 전가되는 고통은 그대로인데 위반한 사람들에 대한 제재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지키는 사람들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의 양상이 뚜렷하게 갈라져 공존하고 있고 그에 따른 피해는 공동체 전체가 감당하고 있습니다.

고통과 위험의 분산은 우리가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더불어 살아나가는 가장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이게 제대로 굴러가려면 권리와 책임이라는 원칙이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초반의 방역이 성공적이었던 이유는 지키는 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방역이 제자리 걸음인 이유는 지키는 사람들이 자부심 대신 박탈감과 피해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침을 어긴 교회에서 민주노총 도심 집회에서 휴가지에서 확진자가 몇 명 나왔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웃을 배려해봤지 결국 내 손해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을 퍼뜨렸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겁니다.

지키는 사람이 호구가 되고 지키지 않는 사람이 부끄럽지 않은 토대 위에선 그 어떤 방역도 성공할 수 없습니다. 지키는 사람은 가족과 이웃을 위해 내 몫을 해냈다는 기쁨을 누리고 지키지 않는 사람은 이웃과 이웃 사이의 신뢰를 져버린 데 대한 충분한 책임을 지고 반복하지 않는 것. 거기에서 우리의 방역이 새롭게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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