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괜찮아, 2021 실패박람회 참관기

2021. 8. 1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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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이 31살, 7년 동안 공무원 시험만 7번을 보셨군요. 정말 대단한 의지인이십니다. 31살은 아직 청년이고 미래에 대한 다양한 방안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나이입니다. 끝까지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동안 7전을 했으니 이제 8기를 하실 차례입니다.”

2021 실패박람회에서 재도전 상담소 ‘다시클리닉’에 올라온 30대 사연에 직업상담사가 따뜻한 위로를 올려 많은 공감을 받아 1위로 등극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던 친척 동생은 며칠 전 다시클리닉 이야기를 하며, 본인에게 하는 위로인 줄 알고 한참을 펑펑 울었다고 토로했다.

친척 동생은 코로나19로 3년 넘게 일하던 커피숍이 폐업하면서 일자리를 잃었고, 사람들과 교류도 없다 보니 의기소침해 하던 상황이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청년들 사연이 다시클리닉에 올라오자, 마음이 우울해질 때마다 친척 동생은 이곳을 찾으며 마음을 다잡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재도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려 2021 실패박람회 홈페이지(https://www.failexpo.com)에 접속해 봤다.

2021 실패박람회 누리집 모습. 국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실패박람회는 2018년 행정안전부와 중소벤처기업부가 ‘실패’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박람회로, 그동안 실패에 대한 인식 개선 행사를 진행하며 재도전을 응원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의 기반을 마련했다.

2019년부터는 재도전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문화를 전국으로 확산하기 위해 지역박람회를 개최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지자체 및 공공·민간기관과 협력을 강화하고 연중 운영 방식으로 전환, 다양한 연령층 참여를 위해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을 병행해 15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참여하는 등 폭넓은 국민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울러 숙의토론을 통해 국민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실패 사례 속에서 재도전 관련 정책 의제를 75건 발굴했으며, 이중 35건이 중앙부처와 지자체의 정책에 반영되는 등 적극행정을 실천함은 물론 실패의 긍정적 가치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데 큰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

2021 실패박람회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끄는 ‘다시클리닉’ 프로그램.


올해 ‘2021 실패박람회’는 전국으로 재도전 문화를 확산하고, 온라인 채널을 확대해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의 회복과 재도전을 응원하고 지원하기 위해 4월부터 12월까지 무려 9개월 동안 상시 진행된다.

2021 실패박람회 홈페이지에서 2030 청년들에게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재도전 상담소 ‘다시클리닉’이다. 이곳에서는 익명으로 누구나 일자리·경영난·가정 문제·인간관계·심리적 갈등 등에 관해 털어놓으면 전문가들이 진솔하게 댓글을 달고 지원 방안을 조언해 준다. 이 때 비슷한 고민과 경험이 있는 일반인들도 댓글로 응원할 수 있다.

상담은 국민 공모를 통한 10명의 전문상담사와 중소벤처기업부·교육부 등의 추천을 받은 10명의 정책전문가 등 총 20명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많은 공감을 받은 사연과 댓글은 우선순위로 업데이트 돼 처음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이들에게도 많은 위로를 주고 있다. 현재 다시클리닉의 주요 고민으로는 청년의 경우 취업난, 자산 관리, 직장 내 갈등, 중·장년층은 코로나19로 인한 실직 우려와 경영난, 제2의 진로 등이다.

국민의 실패 극복과 재도전을 위해 만든 응원 프로그램들.


“지금 내 마음이 괜찮은지 모르겠어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감을 겪는 사람들은 이 글에 많은 공감을 표현했다. 서울에 사는 40대 여성은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3주간 자기 전에 누우면 갑자기 눈물이 울컥 쏟아진다고 했다. 6명의 전문상담사들은 “눈물이 날 때는 조금은 울어도 된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반려식물을 키우며 물도 주고 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며 어떤 이들은 안정감을 찾고 희망을 갖게 된 사연도 있다”고 조언했다.

72명의 공감을 받은 이 사연은 일반인들의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한 네티즌은 “괜찮다는 단어에 대해 관련된 상황과 감정들을 조금 더 세분화해서 들여다보면 어떨까요?”라며 “조금 내려놓는 연습을 해보셨으면 좋겠다”고 위로를 건넸다.

사연을 쓴 글쓴이는 자신의 사연에 공감해 준 이들에게 “답변을 듣고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눈물이 나는 게 오히려 좋은 신호일 수도 있겠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며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으니 제 내면과 마음에 조금 더 신경 써야겠다”고 위로받은 소감을 적었다.

2021 실패박람회 ‘응원날개 캠페인’에 동참한 이들의 모습.


누군가의 사연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따뜻한 조언을 하는 댓글을 하나하나 읽다 보니 코로나19로 지쳤던 마음이 조금은 위로가 되는 듯했다. 다양한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재도전을 응원하는 ‘응원날개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으로 날개 형태의 손 모양을 만들어 해당 사진과 그림을 응원 문구와 함께 SNS에 게시하면 된다.

한편, 올해는 부산, 대구, 제주 등 3개 지자체와 청년, 여성, 취·창업, 소상공인 등 14개 민간·공공기관과 중소벤처기업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과 협력해 11월까지 다양한 분야의 실패 경험을 사회적 자산화하고 재도전 상담 등 국민의 회복과 재도전을 지원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청년 실업과 자영업자 매출 감소 등 모두가 힘든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늘의 실패는 내일의 성공을 만드는 가장 값진 자산일지도 모른다. 실패를 경험했다고 해서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실패를 딛고 일어날 수 있도록 오늘도 재도전하는 이들에게 용기의 박수갈채를 보내고 싶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박하나 ladyhana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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