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수염이 대세?' 메이저리그 완벽 적응 박효준, 비결은 수염?

조미예 기자 2021. 8. 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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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피츠버그(미 펜실베이니아주), 조미예 특파원] “제 수염 보셨나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박효준(25)이 드디어 메이저리그 첫 홈런을 터뜨렸습니다. 1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홈경기에서 1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한 박효준은 두 번째 타석에서 ‘첫 홈런’의 짜릿함을 느꼈습니다.

상대 투수는 J.A.햅. 시속 90.8마일 패스트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홈런이었습니다.

박효준은 “홈런까지는 생각을 못 했다. 그런데 담장을 넘어가더라. 정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는데, 마음껏 기뻐하지는 못한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간절히 기다렸던 빅리그 첫 홈런이기에 말할 수 없이 기뻤지만,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라 아쉬움도 있었다는 게 박효준의 설명이었습니다.

하지만 팀 동료들은 메이저리그에서 첫 홈런을 기록한 박효준을 모두 축하해 줬고, 그 순간의 기쁨을 최대한 느끼게 해줬습니다.

박효준에게 메이저리그 첫 홈런이라는 기록을 선사한 J.A. 햅은 이날 경기에서 6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즉, 완벽한 피칭을 선보이고 있던 햅에게 피안타와 실점을 안긴 박효준입니다.

“제 수염 보셨나요?"

박효준은 메이저리그에서 첫 안타를 날린 뒤, 차마 면도를 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을 때, 변화를 주기 싫었다면서 말이죠.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호투를 펼치고, 면도를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반쪽짜리 수염이 탄생했다는 것.

박효준은 “사실 지난 신시내티 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해서 면도를 깔끔하게 하려고 했다. 그런데 뭔가 아쉽더라. 안타는 기록하지 못했는데, 상승세를 탈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차마 수염을 다 깎지는 못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콧수염만 밀었다. 턱수염은 그대로 놔뒀는데, 놔두길 잘 한 것 같다. 홈런을 쳤으니 말이다”라며 웃었습니다.

▲ 첫 안타를 기록하기 전 박효준의 모습,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던 박효준의 모습, 연속 안타가 중단된 후 박효준의 모습. 수염의 변화가 눈에 띈다.

1회 선두 타석에 올라 공을 너무 잘 본 죄로 루킹 삼진을 당했던 박효준. 2B2S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나는 패스트볼이었지만, 구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고, 박효준은 고개를 갸웃하며 타석을 내려와야 했습니다. 억울한 볼 판정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햅을 상대한 4회말. 이번에는 구심의 판정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듯 시속 90.8마일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으로 넘겼습니다.

이날 피츠버그의 첫 안타였습니다. 좌투수 상대로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날인데, 보란 듯이 홈런을 기록했습니다.

의미 있는 홈런이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피츠버그 셸턴 감독은 “좌투수 상대로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는 걸 봤고, 앞으로도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좌우 상관없이 출전 기회를 더 주겠다는 의미입니다.

박효준은 덤덤하게 베이스러닝을 했지만, 정말 기쁜 순간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반면 J.A.햅의 퍼펙트 피칭을 깬 상황이었기에 몰리나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박효준이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관중석 팬들이 일어나 모바일에 그 모습을 담기도 했습니다.

무관심 세리머니는 없었고, 모두가 신인 박효준의 첫 홈런을 축하해 줬습니다.

덤덤하게 베이스러닝을 했던 박효준은 이제야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그리고 이날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던 스티븐 브롤트의 축하에 정말 큰 웃음을 보였습니다. 기분 째지지? 최고지?라는 동료의 말에 그야말로 입이 찢어졌습니다.

강정호가 피츠버그에서 있을 때도 동료였던 폴랑코도 박효준의 첫 홈런을 축하했습니다.

“아직 홈런볼은 받지는 못했어요”

메이저리그에서의 ‘처음’은 모두 기념이 되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첫 안타, 첫 타점, 그리고 첫 홈런. 구단에서는 선수의 기념구를 챙겨 선수에게 전달합니다. 첫 안타, 첫 타점 기념구는 어렵지 않게 받았습니다.

하지만 홈런볼을 다릅니다. 일단 담장을 넘어간 공이 누구 손에 쥐어졌는지를 파악하고, 구단 관계자는 곧바로 그 팬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홈런볼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릅니다. 보통은 선수 사인볼, 저지 등과 교환을 합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딜이 성사되는 경우도 있고,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박효준에게 홈런볼을 전달받았는지 확인해보니, “아직 받지는 못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팀에서 홈런볼을 찾은 것 같다. 아마도 내 사인볼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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