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해진 키움, 내부 출혈에도 물 흐리는 '미꾸라지'는 잡는다 [ST스페셜]

김호진 기자 2021. 8. 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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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 못한 키움 히어로즈가 결국 칼을 뽑아들었다.

키움은 올림픽 휴식기 동안 사건·사고의 중심에 있었다.

키움 구단은 홍 감독의 이 같은 단호한 태도에 단칼을 빼들었다.

키움의 이번 결정은 단호하면서도 다른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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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기 감독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참다 못한 키움 히어로즈가 결국 칼을 뽑아들었다.

키움은 올림픽 휴식기 동안 사건·사고의 중심에 있었다. 한현희와 안우진이 전반기 막판 원정 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해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KBO로부터 3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위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아내의 건강 악화로 미국에 떠났으나 깜깜무소식이다. 구체적인 복귀 시점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3명의 선발투수가 순식간에 이탈했다.

사실상 전력의 절반을 잃은 키움은 그럼에도 올 시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내야수 서건창을 LG 트윈스에 보내고 투수 정찬헌을 받았다. 예상치 못한 선발진 이탈로 애꿎은 '프랜차이즈 스타' 서건창은 그렇게 눈물 흘리며 LG로 떠났다. 사건을 여기서 일단락 되는 듯했다.

송우현 / 사진=DB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후반기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 9일 외야수 송우현이 음주운전으로 경찰 조사받은 사실이 전해졌다. 분위기는 급변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배신감에 가득 찬 듯했다. 아니 참담하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그는 10일 kt wiz와 후반기 첫 홈경기에 앞서 "또 불미스러운 일로 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 후반기를 앞두고 여러 구상을 했는데, 모든 것이 어긋났다. 지금 마음은 화가 나는 단계를 넘어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송우현 선수가 아직 경찰 조사 중에 있고 징계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개인적 일탈로 팀에 그리고, 리그에 해가 된 행동을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져야 한다. 우리 구상에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한현희와 안우진도 뛰게 할 생각 없다"고 단단히 못 박았다.

키움 구단은 홍 감독의 이 같은 단호한 태도에 단칼을 빼들었다. 키움은 11일 송우현을 웨이버 공시하는 결정을 내렸다. 키움의 이번 결정은 단호하면서도 다른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주장 박병호도 개인적으로 저에게 와서 죄송하다고 했다. 선수단 자체도 후반기에 선수단 자체 룰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코치진 역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하는 플레이 외적으로 유니폼을 입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공인으로 타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강조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팀이 사건·사고로 흔들리는 상황이지만, 홍 감독은 이들의 이탈을 대비한 대비책을 어느 정도 마련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후반기를 끌고 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승호 / 사진=DB


한현희와 안우진, 브리검이 빠진 선발진은 이승호와 정찬헌, 그리고 김동혁으로 대체한다. 홍 감독은 "후반기는 이렇게 5선발을 두고 가야 할 것 같다. 순서는 바뀔 수 있다. 힘든 상황이긴 하지만 이 로테이션으로 나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야수에 대해서는 "내야 엔트리는 송성문이 대체한다. 김휘집은 가능성을 봤다. 김주형 선수도 여러 포지션이 가능하다. 외야는 박준태, 변상권이 빈자리를 잘 메워줬으면 좋겠다"면서 "(새로 합류하는) 윌 크레익을 3루에 두는 방안을 말씀드린 적 있는데, 일단 송우현이 빠진 자리는 크레익 선수가 코너 외야 자리로 이동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키움은 KT와 후반기 첫 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더그아웃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좋았다. 이제 남은 건 선수들의 의지다. 홍 감독의 말처럼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홍 감독은 "프로 선수라면 행동에 대한 책임감, 유니폼을 입고 공인으로서 자기가 해야 할 의무감에 대해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팬이 없는 리그는 의미가 없다.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외적으로는 타의 모범이 되는 사회인의 모습을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키움 선수단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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