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안보위기 느끼게 될 것" 담화에도 손 내민 정부 "대화 재개돼야"

北김영철 "안보위기 시시각각 느끼게 할 것"
정부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 조성 안 된다"
"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 적대의도 없어"
北 위협수위 높이는데 정부는 '로키 대응'

[평양=AP/뉴시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2021.06.30.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오른쪽)와 김영철 당 중앙위 통일전선부장. 사진=청와대 제공, 뉴스1. 2018.9.5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북한의 "안보위기를 느끼게 할 것"이란 '위협 담화'에도 불구하고 "대화가 재개돼야 한다"고 11일 입장을 밝혔다.

특히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은 방어적 성격으로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북한이 지난 10일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을 '침략전쟁연습'이라고 규정, 연일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음에도 유화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날 통일부는 '김영철 부장 담화에 대한 유관부처의 입장을 종합한 정부 입장'을 내고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나타냈다.

특히 정부는 입장문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당사자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북한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이 '방어적 성격'이라며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도 거듭 밝혔다.

정부는 "이러한 입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상황과 전작권 환수 등 군사적 수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여건 조성 등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연합훈련을 "침략적 성격의 적대행위"라고 규정한 데 대해 정부가 "방어적 성격이며 적대적 의도가 없다"고 해명한 셈이다.

전날에도 정부는 북한 담화를 두고 상황을 예단하지 않겠다며, 북한의 태도를 면밀하게 주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남북 통신 연락선이 복원된 7월 27일 군 장병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 시험통신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이처럼 정부가 '로키 대응'을 통해 관계 개선의 불씨를 살리려고 하지만, 북한은 스스로 군사 도발의 '징조'를 나타내고 있다.

북한은 10일 오전 김여정 담화→오후 남북 통신연락선 '단절'→11일 오전 김영철 부장 담화 발표→오전 통신연락선 '무응답'으로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잘못된 선택으로 스스로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 시시각각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남조선 당국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한 지 하루 만이다.

김영철 부장은 "이제는 우리도 그에 맞는 더 명백한 결심을 내려야 한다"며 "북남관계 개선의 기회를 제 손으로 날려 보내고 우리의 선의에 적대행위로 대답한 대가에 대하여 똑바로 알게 해줘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아울러 북한은 13개월 만에 복원한 남북간 통신연락선에도 '무응답'으로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남북은 정상간 친서교환을 통해 신뢰 회복을 위해 통신연락선을 복원, 2주 동안 하루 두 차례씩 정기 통화를 실시해왔다.

하지만 북한은 연합훈련 개시일인 지난 10일 오후부터 공동연락사무소와 동·서해지구 통신선에 응답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실상 도발을 예고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향후 실제 행동에 나설 것임을 더욱 분명히 한 것"이라며 "10일 김여정이 핵능력(절대적인 억제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래 김영철은 안보위기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며 도발을 예고했다"고 짚었다.

다만 북한 군 특이동향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북한 군 동향과 관련해 추가로 설명드릴 사안은 없다"며 "한미 군 당국은 방위태세를 유지하며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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