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선주자 토론회' 갈등 증폭..윤석열 "요청 오면 논의"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회가 오는 18일 예비 후보들을 한 자리에 모아 토론회를 진행하려는 것을 두고 또다시 불협화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토론회 개최 방침을 재확인한 가운데, 친윤석열계로 꼽히는 정진석 의원은 물론 김재원 최고위원까지 가세해 반발하는 모양새입니다.
■ 이준석 "고등어·멸치에게도 공정한 기회 줘야"
이준석 대표는 오늘(11일) SNS에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면서 "돌고래팀은 그게 불편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애니메이션 '라이언킹'을 소환했습니다. 이 대표는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했습니다.
'친윤' 정진석 의원이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총장을 돌고래에, 다른 후보들을 고등어와 멸치에 빗댄 것을 두고 한 말입니다.
■ '친윤' 정진석, 이준석 대표 향해 "참 딱하다"
앞서 정 의원은 오늘 오전 SNS에 미국 전 대통령 오바마의 회고록 '약속의 땅'에 있는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미 '돌고래 발언'을 두고 한 차례 충돌했던 이 대표를 겨냥한 말로 풀이됩니다.
이 대표가 자신의 SNS 글을 문제 삼자, 정 의원은 다시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오바마의 글을 올렸을 뿐인데…참 딱하다"면서 이 대표를 정조준했습니다.
■ 김재원 "경준위 월권, 막무가내 이유 뭐냐"
경준위의 결정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김재원 최고위원도 논란에 가세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오늘 TBS 라디오에서 일방통행식 토론회 개최를 비판하면서, 경준위가 월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후보 측도 반발하고 있고, 또 최고위원인 저도 반발하고 있는데, 권한이 아니라고 그만큼 이야기해도 막무가내로 이런 일을 벌이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경준위가 출범할 때 (이런 토론회는) 전혀 예상하지도 못했고, 그런 것 하겠다고 보고한 적도 없고, 하라고 용인한 적도 없다"고 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또 "토론회를 개최하고, 후보자들 보고 나오라 하고, 안 나오면 그것을 근거로 해서 (지도부 패싱이라고) 비판을 한다"며 "경준위 본래의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 권한 밖의 행위이고, 강행하려는 의도도 이해가 안 간다"고 밝혔습니다.
■ 유승민 측 "경준위 전권 위임받아…김재원 유감"
대선주자 토론회를 문제 삼자, 이번엔 유승민 전 의원 측이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자중하라고 비판했습니다.
유 전 의원 대선캠프의 오신환 상황실장은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경준위는 최고위원회로부터 '당헌·당규에 규정된 경선룰을 제외한 모든 일정과 내용'에 관해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경준위의 결정을 김 최고위원이 무시하는 행태에 심심한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유 전 의원도 지난 9일 "윤석열, 최재형 후보가 어떤 공약을 가지고 본선을 치를지, 대통령이 되면 어떤 대한민국을 만들지 국민들이 너무 모른다"면서 "거의 매일 치열하게 토론해야 하는 것 아니냐. 당 지도부에 요구하는 건 그것 하나뿐"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 토론회 참석? 윤석열 "요청 오면 논의…적극 검토"
토론회 참석을 두고는 후보 간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렸습니다. 특히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여전히 유보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오늘 국회에서 국민의힘 재선의원들과 만난 뒤 토론회 참석 여부를 묻자 "캠프 관자로부터 얘기를 못 들었다. 아마 당에서도 공식적인 요청이 없었던 것 아니냐고 하던데"라면서 "공식 요청이 오면 적극 검토하겠다. 캠프 관계자와 논의해보겠다"면서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 대표와 갈등 양상에 대해선, "갈등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면서 "잘 소통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비치는 것보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토론회 개최를) 공식적으로 통지받지 못했지만, 통지가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재선 재수생들은 토론회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 역시 경준위의 독단이 선을 넘었다면서도, 토론회에는 참석할 뜻을 내비쳤습니다.
정성호 기자 (andrea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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