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잘못으로 선수생명 위기 맞은 '레전드의 2세'..키움 음주운전 송우현 전격 방출
[스포츠경향]
한 순간의 잘못된 행동이 결국 선수생명의 위기를 초래했다.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외야수 송우현(25)이 키움에서 전격적으로 방출됐다.
키움 구단은 11일 송우현에 대해 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경찰조사를 받은 후 3일 만이다.
키움은 “지난달 소속선수 2명이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팬들께 실망을 안겨드린데 이어 다시 우리 구단 소속 선수가 음주운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다”며 “클린베이스볼 실천, 윤리의식 강화 등을 위해 선수단 관련 교육을 더욱 철저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키움은 지난달 중순 투수 한현희와 안우진이 수원 원정숙소를 무단이탈해 외부인과 방역수칙을 위반한 술자리를 가져 물의를 일으켰다. 한현희와 안우진은 각각 잔여시즌 51경기와 36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후반기 리그가 재개되기 직전에 다시 송우현이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켰다. 송우현은 지난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후 면허취소 수준의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림픽 브레이크 앞뒤로 벌어진 연이은 음주관련 사건·사고에 키움 구단의 선수단 관리능력은 큰 치명타를 입었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10일 고척 KT전에 앞서 고개를 숙이면서 “참담하기 그지없다”는 심경을 밝혔다.
홍 감독은 KBO나 구단의 자체 징계와 관련 없이 송우현을 올시즌 전력구상에서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구단에 징계방안에 대해 건의사항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징계의 강약을 떠나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변하기 전까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바뀌지 않는 것”이라며 “징계의 강약은 기준이 없지만 이 때문에 면죄부를 줄 생각이 없다. 자세한 부분은 구단과 세부적인 매뉴얼을 놓고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결국 현장에서 전력구상 제외 방침을 밝힌 홍 감독의 의지가 강했고, 구단이 일벌백계를 통해 선수단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KBO ‘레전드’ 출신 송진우 전 한화 투수코치의 아들로 ‘야구인 2세’ 흐름에 동참했던 송우현은 선수생활의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송우현은 2015년 넥센 시절 신인 2차 6라운드로 입단해 군복무도 마쳤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한 이후 올시즌 처음으로 주전급으로 도약해 69경기에서 타율 0.296, 3홈런에 42타점을 기록했다.
올시즌부터는 본격적인 코너 외야수로 주전급 도약의 기회를 맞았지만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선수인생의 기로가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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