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스 베이비2' 보스 베이비도 어른이 된다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에 노미네이트되며 전 세계 흥행을 휩쓴 ‘보스 베이비’가 2편으로 돌아왔다. 갓 태어난 동생을 질투하는 일곱 살 형 ‘팀’과 베이비주식회사의 CEO였던 동생 ‘테드’가 1편을 이끌었다면, 2편은 어른이 돼 진짜 보스가 된 테드가 뉴 보스 베이비가 된 조카 ‘티나’의 지시로 다시 베이비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영화는 전편에서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출발한다. 음악을 사랑했던 테드의 형 ‘팀’(제임스 마스던)은 성인이 되어 ‘타비사’(아리아나 그린블랫)와 ‘티나’(에이미 세다리스) 두 딸을 키우는 중이다. 베이비주식회사의 보스였던 ‘테드’(알렉 볼드윈)는 어른으로 성장, 이제 진짜 헤지 펀드 CEO가 되었다. 베이비주식회사의 존재는 잊었으며 바쁜 업무로 가족과의 관계는 늘 소원하다. 한편 팀은 귀여운 첫째 딸 타비사가 너무 일찍 커 버려 자신을 멀리하는 게 슬프다. 옹알이만 하던 둘째 딸 티나는 알고 보니 베이비주식회사 소속 임원 뉴 보스 베이비였고, 그녀는 아빠와 삼촌을 불러 자신의 정체를 알린다. 언니 타비사가 다니는 명문 학교의 미스터리한 교장 암스트롱 박사가 위험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티나의 말에 팀과 테드는 마법의 약으로 다시 베이비가 되고, 이들에게 48시간이 주어진다.
베이비 테드가 인생 만렙 진짜 보스가 되고, 새로운 파트너이자 조카인 티나가 등장해 가족 같은 직장 상사로 활약하는 것이 ‘베이비 보스2’의 주 내용. 영화는 실제로 영화를 좋아하던 톰 맥그래스 감독과 자신의 형의 자전적 스토리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할리우드에 진출해 감독으로 살아가는 톰 맥그래스 감독, 그리고 영화의 꿈을 포기하고 고향에 남아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형의 이야기는 ‘보스 베이비2’ 속 팀과 테드에게 녹아 있다.
통통한 볼살에 깜찍하게 내려온 앞머리, ‘킹스맨’을 능가하는 완벽한 슈트 핏에 서류 가방을 들고 다니는 근엄한 목소리 연기를 선보였던 알렉 볼드윈이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베이비 보스 테드 역을 맡았다. ‘가디언즈’와 ‘마다가스카2’에서도 보여 주었듯 그는 까칠하고 무뚝뚝하며, 대화 대신 값비싼 선물을 보내서 자신의 부재를 메꿔 보려는 1대 베이비 보스 테드 역을 찰떡처럼 해낸다. ‘장화 신은 고양이’와 ‘슈렉3’에서 팔색조 같은 목소리의 매력을 보여 준 미국 대표 코미디언이자 성우 에이미 세다리스가 조직의 뉴 보스 베이비 티나 역을 맡았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018)에서 어린 가모라 역으로 압도적 등장을 했던 아리아나 그린블랫이 강단 있는 소녀지만 속으론 아빠의 애정을 갈구하는 첫째 조카 타비사 역을 맡았다. 귀여운 얼굴 뒤 숨은 반전 포스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테드가 어른이 되어 버린 걸 아쉬워하는 관객들은 다시 까칠한 아기 모습으로 돌아간 테드가 반갑다. 매사에 총명한 모범생 같은 티나에 비해 악동 같은 아기 보스 테드의 모습은 어딘가 시원한 데가 있다. 기상천외한 판타지를 손에 잡히는 비주얼로 만들어 내는 드림웍스의 비주얼 프로덕션은 이번에도 빛을 발해 마이클 맥컬러스의 각본을 그럴듯하게 구현해 낸다.
1편에선 새로 태어난 동생 때문에 애정을 뺏긴 느낌을 받는 형이 주인공이었다면 2편에선 나이가 들며 멀어지는 가족과의 관계, 형제애와 부녀간의 관계 변화, 어린 시절의 꿈과 판타지, 교우 관계와 교육 문제까지 다룬다. 시종 유쾌한 속도감을 놓치지 않는 영화는 끝으로 갈수록 메시지가 명확해진다. 각자 자기 안에 있는 보스 베이비를 잊지 말 것, 그리고 어린 시절 간직했던 꿈과, 지금 당신 옆에 있는 가족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 말이다. 제프 골드블럼, 지미 키멜 등 톱 배우의 목소리 출연과 함께 세계적인 음악 감독 한스 짐머가 감독의 전작인 ‘보스 베이비’, ‘마다가스카’에 이어 이번에도 음악을 맡았다. 러닝 타임 107분.
글 최재민 사진 유니버설픽쳐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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