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황교안 죽이기".. '간첩게이트'로 기사회생 노리는 황교안

강윤주 2021. 8. 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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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황교안 전 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분주하다.

일부 언론에서 이들 활동가 4명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지난해 "4·15 총선에 개입해 '반보수투쟁'에 나서라"는 지령을 전달받았다는 보도를 내자, 황 전 대표는 이를 공유하며 지난 총선에서 보수 야당의 패배 원인이 북한의 선거 개입 때문이었다는 주장을 거듭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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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참패 원인 北의 선거 개입" 주장
'최대 피해자' 자처, 강성 보수 결집 노림수
압도적 여당 승리 결과 호도 '무리수'  지적
제21대 총선이 치러진 2020년 4월 15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선거 결과가 야당의 참패로 기울자, 당 대표직 사퇴를 밝힌 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즘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황교안 전 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분주하다. 이른바 북한 '간첩단' 혐의로 국정원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충북 청주 지역 활동가들 관련 소식을 중계하듯 발 빠르게 전하면서다.

일부 언론에서 이들 활동가 4명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지난해 "4·15 총선에 개입해 '반보수투쟁'에 나서라"는 지령을 전달받았다는 보도를 내자, 황 전 대표는 이를 공유하며 지난 총선에서 보수 야당의 패배 원인이 북한의 선거 개입 때문이었다는 주장을 거듭 펼치고 있다. 황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당시 서울 종로에 출마했고, 당 대표로서 전국의 선거 유세를 이끌었다.

황 전 대표가 근거로 삼은 건, 언론 보도로 알려진 검찰발(發) 4명에 대한 구속연장 신청서다. 이에 따르면, 북한 조선노동당 통전선부 산하 문화교류국으로부터 받은 지령문엔 '다음 총선(21대 총선)에서 자한당(자유한국당, 현 국민의힘)을 참패로 몰아넣고 그 책임을 황교안에게 들씌워 정치적으로 매장해버리는 것을 기본 전략으로 틀어쥐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의 총선 압승, '북한 지령 때문' 단정짓는 黃

서울 종로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대표 황교안 후보와 부인 최지영씨가 제21대 총선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2020년 4월 14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앞에서 거리유세를 마치고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황 전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북은 지난 총선 때 간첩을 정치 제도권에 들여보내려 했답니다. 그리고 간첩들에게 지령을 내렸답니다. 우리 당을 참패시키고 대표였던 저를 매장시키라는 지시였습니다. 그리고 그 뜻을 이뤘습니다"라고 적으며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는 물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던 황 전 대표인 만큼, 본인이 이번 '간첩단' 사건의 '최대 피해자'임을 어필하며 강성 보수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모으려는 전략이다.

특히 황 전 대표가 꾸준히 제기해 온 4·15 총선 부정선거 의혹이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굉장히 왜곡 심한 괴담성 의혹들"(하태경 의원)이란 비판을 받으며 외면당했던 터라, 이번 기회에 '정치 재기'의 반전을 모색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강성 보수 지지층 결집 의도...정치 재기 반전 모색

서병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준비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을 비롯한 김태호, 안상수, 원희룡, 유승민, 윤희숙, 장기표, 장성민, 하태경, 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다. 뉴스1

그러나 민심의 총합이 모여 여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난 총선 결과를 두고 '북한의 지령' 때문이었다고 단정 짓는 건은 과도한 정치적 주장이란 지적도 뒤따른다.

그럼에도 황 전 대표는 공세를 멈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당장 전날에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을 '북한의 정치 공작 게이트'로 규정하며 특검까지 요구했다.

황 전 대표는 "이들이 반보수투쟁을 벌이면서, 특히 '황교안 죽이기'를 하면서 정치권의 어떤 인사들을 만났는지, 또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벌였는지, 소상하게 밝혀주시기 바란다"며 "소극적 수사 태도와 미진한 수사 결과로 미봉되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특검을 추진해주시기 바란다"며 여야 정치권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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