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개비 모방해 15초 만에 굳는 생체 지혈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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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암초에 붙어사는 따개비의 접착력을 모방해 15초 안에 빠르고 간편하게 지혈할 수 있는 생체 지혈제가 개발됐다.
육현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새로운 개념의 생체 지혈제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9일자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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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의 암초에 붙어사는 따개비의 접착력을 모방해 15초 안에 빠르고 간편하게 지혈할 수 있는 생체 지혈제가 개발됐다. 육현우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부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새로운 개념의 생체 지혈제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9일자에 발표했다.
수술 시 심한 출혈이나 혈액 응고 장애 등 출혈 관련 합병증으로 전 세계에서 사망하는 인구는 매년 200만 명에 이른다. 응급 상황에서 군인의 경우 출혈이 사망 원인 1위이며, 일반인의 경우에는 외상에 이어 출혈이 사망 원인 2위다.
그간 미국 하버드대 의대 등이 장기 표면에 사용할 수 있는 지혈제를 개발했지만, 접착까지 3분 이상 계속 압박하거나 자외선을 쬐어 지혈제를 굳혀야 하는 등 실제 사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육 박사팀은 따개비가 물기가 있는 암초의 지저분한 표면에도 강하게 잘 붙어있다는 점에 착안해 이를 지혈제에 응용하기로 했다. 육 박사는 동아사이언스와 e메일 인터뷰에서 “따개비의 접착제에는 기름 성분이 섞여 있다는 특징이 있는데, 기름 성분이 표면의 오염물질을 먼저 밀어내 접착제가 표면에 잘 들러붙게 만든다”며 “표면이 지저분한 암초 등 수중 구조물은 물론 고래와 같은 동물 피부에도 잘 붙는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따개비의 기름 성분과 같은 역할을 하는 생체 재료를 발굴한 뒤 이를 이용해 지혈제를 만들었다. 또 출혈 부위에 쉽게 바를 수 있도록 연고 형태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지혈제의 성능을 확인한 결과 15~30초면 지혈제가 굳어 출혈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메이요 클리닉 의료진은 인체 장기와 크기가 비슷한 돼지를 이용한 실험에서 지혈제가 다양한 장기와 혈관 등 여러 부위에 효과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혈액 응고 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15초 이내에 지혈에 성공했다. 또 지혈제로 역할을 다 한 뒤에는 수개월 간 서서히 분해돼 체내에 흡수됐다.
연구팀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의료기기 승인 과정 등을 고려하면 지혈제가 실제 수술에 사용될 때까지는 임상시험 등 5년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육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지혈제는 실제 수술이나 외상 환자 치료에 사용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스타트업 기술 이전을 통해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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