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배신"이라며 미군 철수 요구, 文 친서로 뭘 약속했나

기자 2021. 8.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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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10여 차례의 친서 교환 끝에 이뤄졌다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이 허망하게도 없던 일이 됐다.

북한이 당보고서나 대남 선전 매체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론을 편 적은 있지만, 최고 당국자가 남측에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문 정권 4년 만에 북한은 대놓고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상황이 됐다.

문 대통령이 친서에서 뭔가를 약속했기 때문에 북한이 통신선을 복원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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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10여 차례의 친서 교환 끝에 이뤄졌다는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이 허망하게도 없던 일이 됐다. 불과 2주일 만이다. 북한 김여정은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된 10일 담화를 통해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히고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고 했다. “미군이 있는 한 조선반도 정세를 악화시키는 화근은 제거되지 않는다”며 주한미군 철수까지 요구했다.

북한이 당보고서나 대남 선전 매체를 통해 주한미군 철수론을 편 적은 있지만, 최고 당국자가 남측에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김여정은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 이것이 김정은의 발언을 그대로 전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문 정권 4년 만에 북한은 대놓고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상황이 됐다. 문 대통령은 2019년 초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주한미군 문제는 한·미 양국의 문제임을 이해한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이것도 뒤집힌 셈이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북한 측이 ‘배신적 처사’라는 표현을 구사하며 격렬히 반발한다는 사실이다. 11일에는 천안함 폭침 주역인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등장해 “반전 기회를 외면했다”며 “엄청난 안보위기를 느끼게 해주겠다”고 협박했다. 남북 정상이 짧은 기간에 10여 차례의 친서를 교환했다면 많은 얘기가 문서로 오갔을 것이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통신선 복원은 김정은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했다. 청와대는 ‘상호 협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친서에서 뭔가를 약속했기 때문에 북한이 통신선을 복원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친서에 무엇이 담겼는지 문 대통령이 해명해야 할 당위성이 더 커졌다.

그러지 않아도 문 대통령이 군 수뇌부를 청와대로 불러 모호한 지시를 하고, 여당 의원들은 훈련 연기 연판장까지 돌렸다. 지금 진행되는 연합훈련에는 한국군 참가 병력을 상반기 훈련의 30% 선으로 축소하는 성의까지 보였다. 북한의 ‘배신’ 주장에는 한미훈련을 않겠다는 약속을 깼다는 뉘앙스가 포함돼 있다.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북한의 이런 행태에 문 대통령이 단호한 반박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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