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韓美훈련 경시는 안보·평화 포기다

기자 2021. 8. 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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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의 존재 가치는 전투력의 수준에 달려 있다.

전투력은 유형적인 것(장비, 물자)과 무형적인 것(정신력, 훈련 수준)으로 구성되는데, 아무리 좋은 장비와 무기로 무장했어도 훈련 수준이 낮으면 매전(每戰) 필패할 수밖에 없다.

사격, 체력 단련 등 장병 각 개인의 전투 기량 유지를 위한 것으로부터 대대급·연대급의 기동훈련에 이르기까지 실제 인원·장비의 물리적 기동을 포함한 것이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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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오 前 한미연합사 부참모장 예비역 육군 중장

군대의 존재 가치는 전투력의 수준에 달려 있다. 전투력은 유형적인 것(장비, 물자)과 무형적인 것(정신력, 훈련 수준)으로 구성되는데, 아무리 좋은 장비와 무기로 무장했어도 훈련 수준이 낮으면 매전(每戰) 필패할 수밖에 없다.

올해 또다시 국가 방어를 위한 한·미 연합연습을 놓고 북한이 불을 붙이고 정치권이 부채질하는 위험한 장난이 재연되고 있다. 군은 주기적인 훈련과 연습을 통해 전투력을 유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격, 체력 단련 등 장병 각 개인의 전투 기량 유지를 위한 것으로부터 대대급·연대급의 기동훈련에 이르기까지 실제 인원·장비의 물리적 기동을 포함한 것이 훈련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사단급 이상 제대가 실병 기동 때 따르는 여러 문제점을 피하면서도 고급제대 지휘관과 참모가 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모의해 놓고 위기 시 의사결정과 부대 지휘 기법을 숙달시켜 나가는 것을 연습이라고 한다.

이러한 훈련과 연습은 우리나라를 공격한 북한을 그 상대로 가정하고 있으며 전쟁 수행은 한·미 연합 체제를 기본으로 한다. 1994년 평시 작전통제권이 한국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전쟁계획의 발전과 연합연습에 관한 임무는 여전히 연합사령관에게 부여돼 있음은, 재래식 전력 위주로 발전된 한국군으로서는 대응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의 위협이 고도화됐고 화학전·생물학전 능력뿐만 아니라 핵무기까지 보유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종전 연합훈련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야전군급의 대부대가 청군과 황군으로 나뉘어 남한강을 기준으로 천둥산 박달재를 넘나들며 쌍방으로 훈련하던 팀스피리트(T/S)훈련이다.

또한, 연합연습 중 대표 격은 정부기관과 지자체까지 참여해 8월에 실시하던 을지포커스렌즈(UFL) 연습이다. 그런데 이 한·미 연합군의 대표적인 훈련과 연습은 이미 오래전 북한의 핵개발 중지와 비핵화라는 허망한 거래에 값싼 칩으로 사용돼 폐지되고 말았다. 이후 한·미 연합군은 꼭 필요하다고 판단한 대부대 지휘관, 참모의 전시 부대 지휘 절차 워게임을 발전시켜 왔다.

훈련을 통해 얻어야 할 작계 숙지와 실병 기동의 경험을 미흡하지만 간접적으로라도 수준 유지해 보려는 노력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연습마저도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북한과의 대화와 평화 무드 조성을 빙자해 수시로 중지되거나 축소됐고 결국은 연습 시나리오마저도 누더기 같이 바뀌어 버렸다. 나아가, 정작 이 연습 기간을 활용해 자신들의 전시 임무를 숙지하고 문제점을 보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당사자인 청와대·정부·국회·지자체의 호사가들은 왜 하필 휴가철인 여름에 실시하느냐, 왜 연습 기간이 그렇게 길어야 하느냐는 등 시비를 걸고 못마땅해 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아예 한·미 연합연습 폐지를 주장하며 실력 행사까지 하려는 모습으로 나온다. 결국, 연습 ‘연기’와 ‘축소’ 주장은 그들의 본심인 ‘연습 폐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중시하는 정부라면 수년간 기획하고 1년을 준비한 소중한 국가방어 연습을 두고 북한과 똑같은 목소리로 축소나 연기를 주장함으로써 동맹국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하는 짓은 이제 더는 하지 말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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