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선 웃을게요"..클라이밍 '천재 소녀' 서채현
■ 진행 : 강진원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서채현 / 스포츠 클라이밍 국가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도쿄올림픽에서 딱 세 걸음이 모자라 시상대에 서지 못한 선수가 있습니다. 스포츠 클라이밍 천재로 불리는 18살 '거미 소녀' 서채현 선수입니다. 도쿄에선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지만, 3년 뒤 파리에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예약했습니다.
서채현 선수,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앞서 생방송 하기 전에 이렇게 오랫동안, 생방송 출연이 처음이냐고 물어봤는데 처음이라고 하셔서 긴장하신 것 같은데 웃으면서 말씀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이번에 올림픽도 첫 출전이었던 거죠?
[서채현]
네.
[앵커]
소감이 어땠습니까?
[서채현]
스포츠 클라이밍 데뷔 무대였는데 거기에서 제가 첫 번째가 된 거니까 그래서 되게 영광이었고 좋았어요.
[앵커]
연습을 할 때와 올림픽 무대가 많이 다르던가요, 느낌이?
[서채현]
그렇게 다르다고는 생각 안 했고. 월드컵 이런 것도 뛰어봤었으니까 많이 크게 다르다고 생각 안 하려고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앵커]
올림픽 끝나고 나서 내가 유명해졌다 이런 걸 실감하세요?
[서채현]
SNS 팔로워가 많이 늘어서.
[앵커]
얼마나 늘었습니까?
[서채현]
1만 5000명 정도 늘었어요.
[앵커]
1만 5000명 중 한 명이 저예요. 너무 멋있고요. 인상 깊었던 게 댓글들을 쫙 봤거든요. 외국인 팬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서채현]
전에 월드컵 나갔을 때 그럴 때는 보통 외국에서 많이 더 이슈가 됐어서 그런 것 같아요.
[앵커]
혹시 댓글 하나하나 다 읽어보시나요?
[서채현]
네.
[앵커]
좀 인상 깊었던 댓글이 있었을까요?
[서채현]
그냥 대부분 저는 이제 어쨌든 메달을 못 땄으니까 예선은 잘 했는데 결선에서 메달을 못 땄으니까 그런 거에 대한 댓글이 많을 줄 알았는데 대부분 충분히 잘했고 열심히 한 게 멋있는 거라고 해 주셔서 고마웠어요.
[앵커]
이번에 올림픽 출전한 선수 중에서는 서 선수가 가장 어렸던 거죠? 18살.
[서채현]
클라이밍에서.
[앵커]
클라이밍 부문에서. 서 선수보다 어린 선수들도 실제로 활동하고 있습니까?
[서채현]
많이 하고 있고 보통 17살 이런 선수들도 요즘 메달도 많이 따고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앵커]
클라이밍에서 가장 어렸다고 했는데 서채현 선수 다음으로 어렸던 선수가 혹시 몇 살인지 아시나요?
[서채현]
저랑 나이가 같은 선수가 한 명 더 있었어요.
[앵커]
그래요? 그랬군요. 혹시 그럼 동갑이니까 어떤 얘기를 나누거나 한 게 있었습니까?
[서채현]
저랑 같이 예선에서 스피드 1번 했던 선수인데 그래서 같이 이동을 많이 해서 카트 같은 데서 얘기 많이 하고 했었어요.
[앵커]
서 선수가 전체 2위로 결선에 진출한 거지 않습니까? 그때 결선에 진출하고 나서 이번에 메달 딸 수 있겠다,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서채현]
예상 성적 뽑아보고 할 때 잘해도 4등 정도겠다, 예선은. 이렇게 많이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2등으로 가고 나니까 결선에 가면 즐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앵커]
지금 스포츠 클라이밍이라는 종목이 사실 일반 시청자분들이 낯선 종목인 것도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크게 세 개 분야를 놓고 겨루더라고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간략하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서채현]
스피드는 15m의 규격이 항상 정해져 있어서 그걸 빨리 올라가는 게 가장 중요하고. 볼더링은 여러 개의 과제가 주어져 있고 그걸 더 적은 시도 안에 많이 완등하는 게 중요하고.
[앵커]
지금 화면에 나가는 게 볼더링인 거죠?
[서채현]
네. 그리고 리드는 높이 올라가는 게. 시간 안에 높이 올라가는 게 가장 중요해요.
[앵커]
그러니까 크게 세 종목이 있는데 스피드는 쉽게 정리하면 빨리 올라가는 거고 볼더링은 여러 과제를 많이 소화하는 거 그리고 말씀하신 리드 같은 경우는 높게 올라가는 건데 지금 서 선수는 리드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거죠?
[서채현]
네, 리드가 주종목이에요.
[앵커]
리드 이만큼 잘한다, 스스로 한번 자랑을 해 보신다면요?
[서채현]
그때 성인 무대 데뷔했을 때 시즌 챔피언을 했으니까 잘하는 것 같아요.
[앵커]
좀 더 자신감 있게 얘기해 주세요.
[서채현]
리드는 그래도 제가 어릴 때부터 리드를 주종목으로 했어서 자신 있는 종목이에요.
[앵커]
그런데 리드라는 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높이 올라갈수록 유리한 거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높이 올라가면 무섭지 않으세요?
[서채현]
어릴 때는 올라가는 것보다도 추락할 때 이렇게 빠르게 떨어지니까 그런 게 무서웠었는데 크면서 자신감이 붙고 하니까 그런 건 없어졌어요.
[앵커]
서채현 선수가 리드 할 때 거침없이 올라갈 때 뒤에 관중석에서 술렁술렁댔을 거 아니에요. 그런 소리도 다 들리나요?
[서채현]
하면서 진짜 너무 힘들지만 않으면 환호성 이런 거 들려요.
[앵커]
그러면 더 힘이 나고요?
[서채현]
네.
[앵커]
지금 리드에서 사실 어떻게 보면 몇 개만 더 잡았으면 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 아쉽게 메달은 따지 못하셨잖아요. 그때 심정은 어떠셨습니까?
[서채현]
처음에는 그 몇 개 차이로 졌다고 생각을 안 해서 그냥 볼더링에서 좀 더 아쉽다고 많이 생각을 했었는데. 나중에 끝나고 나니까 한 두세 개 차이더라고요. 그래서 엄청 아쉬웠어요.
[앵커]
혹시 그때 힘은 좀 남아 있었나요?
[서채현]
밑에서 한두 번이라도 털고 갔으면 충분히 갈 정도였는데 떨어져서 아쉬웠어요.
[앵커]
그래서 아쉬웠군요. 이제 3년 뒤에 파리에서도 도전을 하시는 거죠?
[서채현]
네.
[앵커]
그동안 준비하시는 과정 있을 것 같은데 지금 3개 종목인데 종목 분화도 되는 것 같더라고요, 파리에서는.
[서채현]
리드랑 볼더링은 컴바인으로 하고 스피드를 따로 해서 좀 더 저한테는 좋은 것 같아요.
[앵커]
그렇죠. 그러니까 빨리 올라가는 스피드 분야는 별도로 빠지고 나머지 두 개 분야만 지금 현재 있는 체계로 가는데 리드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기대해 봐도 되는 겁니까?
[서채현]
리드에서 1등을 하고 볼더링도 이제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 열심히 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것 같아요.
[앵커]
가능성 응원하겠습니다. 그 시기를 앞으로 당겨보면 콤바인이라는 3개를 다 합치는 것 자체가 올림픽 종목이 되기 위해서 이렇게 됐던 건가요?
[서채현]
제가 알기로는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앵커]
그러면 처음에 이렇게 됐을 때 앞서 말씀해 주신 것처럼 선수들마다 주종목이 다 있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이게 다 합쳐지니까 선수들 사이에서도 약간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서채현]
일단 대부분의 리드 선수들은 천천히 시간 쓰면서 올라가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스피드 할 때 더 불리한 부분이 있거든요. 볼더링은 좀 더 다이내믹하고 이런데 그래서 리드 선수들이 되게 불만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앵커]
서채현 선수 개인적인 얘기도 해 봐야 될 것 같은데 부모님께서도 비슷한 분야에서 일을 하고 계셨다고 하더라고요.
[서채현]
부모님도 다 클라이밍 선수를 하셨어요.
[앵커]
부모님의 어떻게 보면 능력을 유전적으로 받았다고 생각하십니까?
[서채현]
그런 것도 좀 있는 것 같고. 맨날 하시는데 따라 다니니까 보고 배운 것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앵커]
지금 사진이 나가고 있는데 산을 어렸을 때부터 즐기셨던 것 같아요.
[서채현]
등산은 안 좋아했는데 산에 올라가서 등반하는 걸 좋아해서.
[앵커]
등산을 안 좋아하고 등반을 좋아했는데 클라이밍으로 이어진 거군요.
[앵커]
이게 얼마나 자주 등반을 했었나요?
[서채현]
매주 주말마다 거의 산에 갔던 것 같아요. 시간이 나면.
[앵커]
한 번 갈 때 어느 정도나, 시간을 어느 정도 소요를 했습니까?
[서채현]
약간 했던 스타일에 따라 다른데 적게는 7시간 정도? 왜냐하면 산에 한 번 올라가면 내려오기 전까지 계속 산에 있으니까 그래서 오래 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앞서 부모님께서도 이렇게 비슷한 종목에서 일을 하고 계셔서 유전적으로 받은 것 같다, 능력을 받은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이런 유전적인 능력과 더불어서 피나는 노력을 열심히 하는 노력벌레라는 이야기도 나오더라고요. 실제로 지문이 다 없어질 정도로 연습을 했다고 하는데 한번 보여주시겠어요?
[서채현]
그런데 이게 잘 티는 안 나는데... 여기 끝이 되게 반질반질해져가지고.
[앵커]
아무래도 이걸 잡고, 고정되어 있는 그걸 잡고 올라가야 되기 때문에 이 부분이 많이 닳는다는 말씀이신 거죠?
[앵커]
그러면 발도 마찬가지겠네요?
[서채현]
발가락도 암벽화를 작은 걸 신으니까 굳은 살이 생겨서.
[앵커]
지금 서 선수가 생각하시기에 자기는 천재형 선수다. 아니면 노력형 선수다. 둘 중에 어떤 유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서채현]
저는 노력형인 것 같아요.
[앵커]
그만큼 피나는 노력을 하고 계신다는 말씀이신 거죠?
[서채현]
노력하는 것도 있고 클라이밍 자체를 되게 좋아하니까 그런 과정이 되게 힘들다 이것보다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앵커]
클라이밍이라는 게 우리나라에서도 저변이 어느 정도 확대되어 있는 겁니까, 어떻습니까?
[서채현]
선수층이 되게 얇기는 한데 그래도 요즘은 암장도 서울에 많이 생기고 하니까 동호인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앵커]
서채현 선수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인 거죠?
[서채현]
네.
[앵커]
이제 학업과 운동을 병행을 하고 있는데 하루에 훈련 시간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서채현]
이제 학교에서 운동부를 만드셔서 시간을 많이 배려해 주시는 편이어서 저는 그래도 7시간, 8시간은 하는 것 같아요.
[앵커]
공부도 그래도 잘한다고 제가 들었는데. 학업성적도 좋다고 그러더라고요. 공부도 열심히 하시는 거죠?
[서채현]
그래도 공부도 제가 할 만큼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어요.
[앵커]
중학교 때로 따지면 가장 등수가 높았던 게 몇 등일까요?
[서채현]
등수는 안 나와서 잘 모르겠는데 졸업할 때 내신이 16%였어요.
[앵커]
대단하네요. 지금 부모님께서 무척 자랑스러우실 것 같은데 이제 또 고등학교 3학년이다 보니까 앞으로의 진로문제도 부모님과 충분히 상의를 하시겠지만 대학으로 가는 것도 있을 테고 또 실업팀도 있는 거죠?
[서채현]
지금 실업팀이라기보다는 어떤 시도에 소속해서 활동하는 거여서.
[앵커]
저희가 지금 준비해놓은 사저것은이 있는데 띄워주시겠습니까? 어렸을 때 사진 같아요. 이때가 언제죠?
[서채현]
한 9살, 10살 정도 같은데... 저때는 6~7살 정도요.
[앵커]
너무 귀여워요. 이때는 언제인가요?
[서채현]
이거 8살 때예요.
[앵커]
다 암벽 타고 이런 시절의 모습인 거죠?
[서채현]
네.
[앵커]
지금 저기는 서울에 있는 산인 것 같네요, 보니까 사진은.
[서채현]
인수봉하고 선운산 이런 데인 것 같아요.
[앵커]
지금 저렇게 어렸을 때부터 로프를 달고 암반을 등반했다는 건데 이게 실제 실내에서 하는 것과는 차이가 좀 있습니까?
[서채현]
일단 실내에서 하는 건 인공적으로 만든 거라서 홀드가 딱 눈에 보이는데 저런 자연에서 하면 눈에 보이지 않고 제가 찾아서 가야 돼서 좀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앵커]
저 당시의 저런 경험들이 지금 서채현 선수가 운동을 하는 데 훨씬 많이 도움이 됐겠네요?
[서채현]
기술적으로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저런 거 할 때는 제가 키가 작거나 하면 제가 다른 걸 찾아서 하고 발도 좀 더 높이 쓰고 안 좋은 발도 쓰고 하니까 그런 게 기술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앵커]
지금 서채현 선수 앞으로 3년 뒤 파리도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운동하실 것 같은데. 클라이밍 선수로서 서채현 선수한테 클라이밍이 갖는 의미를 정리를 한번 해 주실까요?
[서채현]
저는 지금까지 태권도도 해 보고 그랬었는데 항상 재미있었고 질리지 않고 했던 건 클라이밍이라서 제 전부인 것 같아요.
[앵커]
서채현 선수, 마지막으로 클라이밍 선수로서 앞으로의 꿈은 뭔지 그리고 응원해 준 국민 여러분께 한말씀 또 부탁드릴게요.
[서채현]
파리올림픽에 가서 메달 따는 것도 목표고 올림픽에서 금메달도 따보고 싶고 아이스클라이밍도 제가 하는데 그것도 나중에 세계적인 선수가 되어보고 싶고 그런 부분에서 계속 지켜봐주시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앵커]
앞서 박상연 앵커가 팔로워가 됐다고 하는데 저도 지금 서채현 선수의 팔로워가 돼서 앞으로 계속 응원을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스포츠 클라이밍 국가대표 서채현 선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서채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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