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l의 마수, 강해지고 싶은 자들의 묘약.. '도핑' 의 유혹

권수연 2021. 8. 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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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ixabay 제공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세계 최고를 꿈꾸는 운동선수라면 자연스럽게 더 나은 체력과 실력을 꿈꾸기 마련이다. 현재도 많은 선수들이 최고를 꿈꾸며 땀범벅으로 강도높은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온전히 운동만으로 한계를 뛰어넘는 힘과 실력을 얻는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쉽지 않다. 이에 대한 요행으로 나온 것이 바로 '약물 도핑' 이다. 그리고 도핑 스캔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선수들의 발목을 움켜쥐고 있다. 

지난 10일, 두산 베어스 소속 야구선수 A모씨가 한국도핑방지위원회(이하 KADA)의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 복용으로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A모씨는 현재 소명자료를 제출한 상태이며, 경기력 향상을 목적으로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약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약물 복용 과정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스포츠 계에서 약물 도핑은 하루이틀 있던 사건이 아니다. 당장 지난 8일 막을 내렸던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공식적으로 보도된 도핑 사건이 세 건 이상 있었다. 

지난 달 31일(한국시간), 로이터 통신은 세계육상연맹 선수윤리위원회가 육상선수 블레싱 오카그바레(나이지리아)의 도핑테스트 결과 성장 호르몬 양성 반응을 보여 올림픽에서 퇴출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스테로이드 복용이 적발되어 퇴출된 여자 배구 대표선수 탄다라 카이세타, 연합뉴스

또한 지난 3일에는 조지아의 포환던지기 국가대표 선수인 베니크 아브라미안이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을 보여 도쿄에서 퇴출되었고, 이어서 지난 6일에는 브라질의 여자 배구 대표선수 탄다라 카이세타가 한국과의 준결승 경기를 앞두고 스테로이드 양성 반응으로 귀국조치되었다. 

러시아는 도핑 샘플 조작사건으로 인해 아예 철퇴를 맞았다. 지난 2013 모스크바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2014년에 열린 소치 동계 올림픽을 위해 벌였던 첩보영화 뺨치는 '소변 샘플 바꿔치기 작전' 이 들통난 것이다. 

지난 2016년, 세계반도핑기구(이하 WADA)가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 실패 보고서' 를 보고하며 국가 단위로 행해진 충격적인 도핑 스캔들의 실태를 세상에 밝혔다. 러시아는 소위 '귀부인 칵테일' 이라고 불리는, 여러 금지 약물들을 섞어 제조한 약물을 선수들에게 공공연히 나눠주고, 정보기관 요원을 동원하여 샘플 보관소에 보관된 선수들의 소변샘플을 바꿔치기 한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는 이 일로 인해 올림픽은 물론이고 월드컵 등 국제 주요 스포츠 대회 출전권을 2년간 박탈당했다. 따라서 러시아 선수들은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 라는 이름을 달고 개인 자격으로 출전해야 했다. 

사진= 도핑테스트 거부로 약물복용 의혹이 제기되었던 중국 수영선수 쑨양, 쑨양 웨이보 계정 (본인)

지난 2019년에는 중국의 대표 수영선수이자 박태환의 라이벌로 불리던 쑨양이 도핑테스트 거부로 인해 논란에 휩싸였으며, 결국 지난 해 2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이하 CAS)는 쑨양에게 8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국내 스포츠 팬들을 가장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 것은 역시 지난 2015년 발생한 수영선수 박태환의 금지약물 도핑 사건일 것이다. 박태환은 당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증가시키는 약물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박태환은 소속사를 통해 "단순히 병원측의 처방에 따라 치료를 받은 것 뿐이며, 테스토스테론이 금지 약물인지 몰랐다" 고 해명한 바 있다.

사실 국제대회에서의 도핑 적발 사례를 하나하나 따질 수는 없다.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제사이클대회에서는 자전거 바퀴 안에 보이지 않는 원격제어모터를 다는 등의 '기계 도핑' 까지 성행하고 있다. 

사진= 지난 2016년 '자전거 도핑' 으로 적발된 사이클선수 펨케 반 덴 드리슈, Re soir 사이트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16년 2월, 벨기에에서 열린 23세 이하 여자 사이클로크로스 월드 챔피언 대회에서 19세의 펨케 반 덴 드리슈(벨기에)가 자전거 배터리에 모터를 달고 블루투스 스위치로 제어하는 방법을 사용하다 적발되었다. 

지금까지 손에 다 꼽을 수 없는 수많은 선수들이 '도핑 스캔들' 로 인해 대중의 신뢰를 잃고 이미지에 손상이 가거나, 심각한 경우 본인의 수명까지 갉아먹는 사례들이 종종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실력과 성과를 목적으로 하는 프로스포츠 세계에서는 선수가 곧 상품이며,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면 그만큼 커다란 상품가치로 직결된다. 모든 프로스포츠 선수들은 자신이 '최고의 상품' 이 되길 원한다. 걸리지만 않는다면 약물은 그야말로 '마법의 묘약' 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불법이며, 정직한 훈련을 받으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다른 선수들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범죄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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