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썰] 합당과 대선출마 '딜레마'에 빠진 안철수..결단 임박

박유미 기자 2021. 8. 11. 11: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당 합당의 기반 위에서 범야권 대통합을 추진함으로써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반드시 놓겠다”

지난 3월 16일. 서울시장 재ㆍ보궐 선거에 출마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5개월 후 지금까지 합당 협상은 좀처럼 거리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안 대표는 결국 지난 8일 “이번 주 동안 숙고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결심이 서는 대로 국민과 당원동지들께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드루킹 몸통배후 수사와 대통령 진실고백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당 실무협상단 쪽에선 협상 과정에 큰 실망감을 안고 합당에 부정적인 상황.

협상단장을 맡았던 권은희 원내대표는 JTBC와 통화에서 “안 대표는 저보다는 대표해야 하는 범위가 훨씬 넓고, 정치적 책임도 크다”며 "제가 상당히 강력히 (의견을) 얘기해도 최종 선택권은 안 대표에게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만큼 안 대표의 고민이 깊고, 결단은 오롯이 안 대표의 몫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안 대표의 결심이 임박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내일(12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가 열리는데, 그 전까지는 결론을 낼 거라는 관측입니다. 국민의당 최고위원들도 합당과 독자노선을 두고 의견이 반반으로 갈린다고 합니다.

안 대표로선 '최악의 결정'을 피하는 쪽이 될, 그 선택의 딜레마를 따져봤습니다.

◇독자노선으로 간다면=국민의당으로 남는다면, 일단 당원과 지지층 의견을 더 들어준 결정. 권은희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빨리 입당하면서 중도ㆍ호남 외연 확장은 국민의당의 몫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당의 역할론이 대선 막판까지 크다는 얘기입니다.

국민의당에선 안 대표가 유일한 대선주자입니다. 하지만 대선 1년 전까지 선출직 당직을 맡지 못하게 한 당헌 규정이 있어, 이를 개정하는 작업을 먼저 해야 합니다. 대선 출마를 위해 규정을 바꾼다는 '꼼수' 출마 비판 역시 맞닥뜨리게 됩니다.

또 제3지대 대선 주자 연대를 통해 세를 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김동연 전 부총리 정도라 제3지대 파급력이 크지는 않을 거란 전망이 앞섭니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 국민의당 권은희 단장(왼쪽)과 국민의힘 성일종 단장이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합당한다면=일단 안 대표가 지난 재ㆍ보궐 선거 때 두 당의 합당을 추진하고, 정권교체 교두보가 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게 됩니다.

또 합당 이후엔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해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이준석 대표도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안철수 대표가 현재는 국민의당 당헌·당규로 인해 대선 출마가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합당을 통해 새로운 당헌·당규와 새로운 틀 안에서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은 1차 컷오프에서 8명, 2차에선 4명을 추립니다. 인지도를 고려하면 안 대표는 일찍 컷오프될 가능성 낮고, 대선 경험을 살린다면 본선 경쟁력에서도 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밖에 있으면 덜 겪었을 국민의힘 주자들의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합당 이후에 주자로서 크게 존재감을 부각하지 못하고, 당내 입지가 좁아진다면 큰맘 먹고 결단한 합당의 과실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현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로서 안 대표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 정도. 합당을 하든 독자노선을 가든 입지가 넓지 않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안 대표에겐 쉽지 않은 길이 될 걸로 보입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