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애자 '강요 인터뷰' 논란 속 김연경, 文대통령에 "감사합니다"

유애자 감독관(왼쪽)과 김연경 /사진=유애자 감독관 페이스북

유애자 경기 감독관 겸 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이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주장 김연경에게 문재인 대통령 축전에 대한 답변을 강요해 논란이 된 가운데 김연경이 SNS에 문 대통령 축전을 공유하며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김연경은 지난 10일 오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문 대통령의 축전을 띄우고 "감사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두 손을 모은 이모티콘을 올렸다.

같은 날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문 대통령 축전과 함께 "It's an honor"(영광입니다)라고 올렸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국가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SNS에 문 대통령 축전을 공유하며 감사를 표했다. /사진=뉴스1(왼쪽), 김연경 인스타그램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트위터에 페이스북에 "여자 배구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에서 특별한 감동을 줬다"며 축전을 올렸다.

이후 지난 9일 여자 배구 대표팀 귀국 기자회견에서 사회를 맡은 유 감독관은 포상금 액수를 구체적으로 묻고 문 대통령의 축전에 대한 감사 인사를 강요하는 등 곤란한 질문을 계속 던졌다.

유 감독관은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돼 있는 거 아시죠?"라고 질문한 뒤 재차 "얼마?"냐며 정확한 금액을 물었다. 결국 "6억 아니에요? 6억?"이라고 답한 김연경에게 "감사의 말씀 하나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또 "(문 대통령께서)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따로 국민들께 감명을 준 것에 대해서 격려를 해주셨거든요. 답변 주셨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은 "좋은 얘기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더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유 감독관은 "오늘 기회, 자리가 왔습니다"며 더 말할 것을 재촉했다. 김연경이 "뭔 답변이요?", "아니, 지금 했잖아요"라며 당황했지만 유 감독관은 계속해서 "한 번 더", "강력히"라고 밀어붙였다.

결국 김연경이 "감사합니다"라고 답하자 유 감독관은 "그렇죠"라고 말했다.

귀국 기자회견 내용이 보도되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면서 유 감독관에 대한 누리꾼의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배구협회와 배구연맹 홈페이지에 무례한 질문을 한 유 감독관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배구협회 측은 해당 논란에 "나쁜 뜻은 아니었다"며 "강요했다기 보다는 표현 방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유 감독관 페이스북과 그의 딸인 골퍼 박시현의 인스타그램에 찾아가 비난을 이어갔다. 박시현은 결국 인스타그램을 비공개 계정으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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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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