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친윤계 겨냥 "고등어·멸치도 공정한 기회 받아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지지하는 ‘친윤‘계 의원들과 경선룰과 당 주관 예비 후보 토론회와 간담회 참석 등을 놓고 설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이 대표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돌고래팀은 그게 불편한 것이겠죠”라고 꼬집었다. 

‘돌고래 논쟁’은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큰 물고기가 나오지 않는다.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다.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당 주관 봉사활동과 간담회에 불참한 윤 전 총장을 옹호하면서 시작됐다. 정 의원은 ‘후보자 편의주의’를 내세우며 “후보들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원하는 것이 당 지도부의 역할이다”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미국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자서전 표지 사진과 함께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다”라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말을 공유했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저는 우리 후보들 곁에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밝고 긍정적인 멧돼지와 미어캣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하쿠나 마타타 노래라도 같이 부르면서 좋은 사람들의 조력을 받으면 사자왕 됩니다. 초원의 평화는 덤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은 전날 경선준비위원회가 발표한 예비후보 토론회를 두고서도 마찰을 빚고 있다. 경준위는 경선 시작 전 후보자의 정견과 정책 공약을 알리자는 취지로 오는 18, 25일 예비후보 토론회 개최를 전날 발표했다. 윤 전 총장 캠프 내부에서는 “전례가 없다”며 토론회 참석에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날 초선 간담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공식적으로 통지받지 못했지만 통지가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대선 출마 경험이 있는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 모두 참석에 긍정적인 반응이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