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침해한 저작권? 폰트 저작권 확인하세요!
“00회사 담당자 되시나요? 귀사의 홈페이지에서 저희 측 폰트를 사용해 제작하신 이미지를 발견했습니다. 직접 구매해서 사용한 게 아니라면 저작권 위반이라서요. 확인 부탁드립니다.”
2년 전, 모 폰트 회사로부터 갑작스러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늘 저작권을 꼼꼼히 신경 썼는데, 대체 무슨 일일까? 해당 이미지를 만든 담당자에게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확인 결과, 담당자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 모 블로그에서 ‘저작권 무료 폰트 모음집’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한 것이었다.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저작권 무료 폰트라는 안내가 적혀있었기 때문에 의심 없이 사용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자세한 사정을 들어보니, 실제 저작권 무료 폰트와 함께 섞여 있어 판단이 어려웠다는 이야기였다. 우리 측의 잘못을 확인한 나는 폰트 회사에 전화를 걸어 사용료를 납부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네, 그럼 80만 원을 입금해 주시면 됩니다. 원래는 100만 원이 넘는데요, 비영리기관이라고 하시니 사정을 봐서 조금 할인해 드리는 겁니다.”
문제가 된 폰트는 사진 한 장, 딱 네 글자에 사용되었다. 한 글자에 20만 원이 넘는 값을 치른 셈이다. 이렇듯 저작권 무료라는 설명을 무작정 믿고 폰트를 사용했다가는 계획에 없던 예산을 지출하게 될 수 있다. 언제나 출처를 명확히 확인하고,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SNS 마케팅 강의를 하다 보면, 저작권 분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냐는 질문을 종종 듣게 된다. 최근 청소년 기관을 중심으로 거액의 폰트 사용료를 첨부하는 회사들이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악의적으로 거액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저작권은 창작자의 정당한 권리이기 때문에 사용자가 잘 알고 조심하는 것이 최선이다.
작은 기관들은 디자인 담당자가 별도로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실무자가 디자인을 맡아서 하기도 하는데, 디자인 전문가와 비교해 저작권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실수할 확률이 높다. 또한, 비대면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각종 교육기관에서도 교육용 이미지를 제작할 일이 많아졌다. 이렇듯 누구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접근성이 낮아진 지금은 폰트 저작권의 중요성이 더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아무리 저작권 무료 폰트를 알아보고 설치한다 해도, 마음 한편에서 올라오는 불안함을 떨칠 수 없다. 혹시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러한 국민들의 불안을 뿌리 뽑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내 PC 폰트 점검기’다.
한국저작권보호원 홈페이지(https://www.kcopa.or.kr/)에 접속하여, 정보자료 -> SW 점검도구 -> 점검도구 소개를 클릭하면, 내 PC 폰트점검기에 관한 안내문을 확인할 수 있다. ‘다운로드 바로가기’를 클릭한 후, 가장 하단에서 폰트 점검기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설치 후 압축을 풀자, 친절한 안내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눌러 폰트 점검을 시작했다. 1~5분 정도 걸릴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등장했지만, 점검은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폰트를 점검할 동안에는 다른 창을 열지 않는 것이 좋다. 점검 결과, 내 PC에는 26개의 추가 설치 폰트가 있었다. 디자인 업무를 종종 하다 보니, 다양한 폰트를 사용할 일이 많아 설치된 폰트가 많았다.
‘추가 설치 폰트 상세보기’를 클릭하자, 내가 설치한 폰트의 목록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목록 중 저작권 확인이 필요한 폰트가 있을 경우 붉은색으로 표시된다고 한다. 나의 경우, 다행히 저작권을 위반한 폰트는 없었다. 목록에서 원하는 폰트만을 선택해 한 번에 삭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한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2016년 설립 이래, 다양한 방면에서 저작권 보호에 힘쓰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두가 저작권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지닌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내 PC 폰트 점검기’처럼 접근성 높은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개발해 제공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이외에도, 온라인상 불법 복제물 유통 경로를 모니터링해 ‘불법 복제물 상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한국저작권보호원의 중요한 역할이다. 특히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다문화가족, 차상위계층 등을 재택 모니터링 근로자로 고용함으로써 취업 취약계층의 사회 진출 지원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나도 모르게 폰트 저작권을 침해한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면, 한국저작권보호원의 프로그램을 활용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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